퀴팅Quitting(그만두기)은 사랑이다. 비상구이자 지름길이자 대담한 모험이다. 그만두기 덕분에 창의력이 급상승하고, 반항심에 벅차 주먹을 치켜들기도 하고, 최악의 상황도 면한다. 퀴팅은 재난도 될 수 있다. 하던 일을 그만둠으로써 경력이 망가지고 관계가 파탄 나는 등 엄청난 역효과로 인생을 망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을 구할 수도 있다.
특히 나 자신이 싫었다. 스스로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퀴팅은 생존 본능이다. 하지만 나는 그만두면 과연 어떨까를 생각하기보다 먼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많은 메시지를 무시해야만 했다. 그 메시지는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공허할 때조차 ‘그만두는 것은 나약하고 수치스럽고 비겁하다’라고 소리 지른다.
우리는 스스로 멈추어 세밀하게 점검하지 않으면 휘청대면서 계속 가던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렇게 가봤자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사실 그쪽으로 가면 몹시 비참해지는데도 말이다.
일부 사람들은 ‘그만두다quit’라는 말을 몹시 나약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 말의 뿌리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어원이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가라앉히다, 잠재우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quietare’에서 왔다는 추측이 가장 그럴듯하다. 이 말은 여느 단어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 뜻이 미묘하게 달라졌다.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에는 다음 세 가지 의미가 등록되어 있다. ‘멈추다, 그치다, 중단하다.’ ‘출발하다, 떠나다.’ ‘포기하다, 물러나다.’ 내게는 이 중 어떤 것도 순하게 들리지 않는다. 모두 단호한 느낌이고, 앞으로 나아가거나 어딘가에서 풀려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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