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경쟁상대는 바깥에 있는 다른 회사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어제의 성공체험이다. 어제 했던 과거의 방식을 버리지 않는 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가 역사적 유물로 전락할 수 있다.
냉정하게 따져보고, 도무지 안 되겠다면 빨리 항복을 선언하자. 지금 항복했다고 해서 우리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패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나면, 길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위기의 진원지는 우리와 관계없는 먼 곳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면책특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우리는 욕심에 현혹되었던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눈앞에 닥친 손실과 후회는 과거 우리들의 선택에 따른 것이다. 순도?100퍼센트의 피해자는 있을 수 없다. 한없는 ‘xxx?때문에’를 잠시 그만두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어려움은 언제나 우리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어려움을 딛고 의연하게 일어설 수 있음을 자신에게 약속하는 행위다.
‘버리고 내려가기’는 상황에 밀려서 어쩔 수 없는, 대책 없는 내려가기가 아니다. 우리는 분명한 목적의식을 품고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일단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다일 수도 있다. 배는 안락한 항구를 버리고 떠나야 대양을 만나는 법이다. 배의 존재 이유는 항구에 정박해 있는 것이 아니다. 거친 파도와 풍랑을 헤치고 큰 바다로 나아갈 때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는다.
체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라면 말이다. 잘 생각해보면 체면이란 ‘나에 대한 남들의 생각’이 아닌, ‘나에 대한 나의 생각’임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들 삶도 비행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스스로의 의지로 내려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내려가는 것을 거부하고 끝끝내 버티다가는, 비자발적 의지에 의해 내려감을 당할 수 있다. 이른바 추락이다. 지금, 빨리 흔쾌히 내려가자. 내려가서 다시 오를 기회를 찾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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