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아는 만큼 보인다 : 한 권으로 읽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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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유산은 단아하고 단정함 그 자체죠.
유네스코에 등재된 안동 병산서원은 우리나라 서원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서원 앞쪽에 낙동강이 흐르고 병산이 푸른 절벽을 이루는 그림 같은 풍경때문이래요.

담양 소쇄원에서 보여지는 한국의 정원이 추구하는 것은 중국의 인공적인 것도 아니고, 일본처럼 자연을 끌어들이는 것도 아닌 소박함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해요~

아리랑은 민족의 노래이자 문학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확한 유래와 말뜻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누구나 쉽게 부를 수 있고 재창조할 수 있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에 등재되었으며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죠.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글귀는 조선 정조시대에 유한준(兪漢雋)이라는 문인이 석농(石農) 김광국(金光國)의 화첩 석농화원에 부친 글이라고 해요.

知則爲眞愛 (지즉위진애)
알게 되면 진실로 사랑하게 되고
​愛則爲眞看 (애즉위진간)
사랑하게 되면 진심으로 보게 되고
看則畜之而非徒畜也 (간즉축지이비도축야)
볼 줄 알게 되면 간직하게 되니 그저 간직하는 것은 아니라네

“영실! 한라산 영실을 안 본 사람은 제주도를 안 본 거나 마찬가지야.” 라고 단번에 이렇게 말씀하실만큼 극찬이신 유홍준 교수님.
언제가될지 모르겠지만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을만큼 설경과 숲길이 정말 매력 뿜뿜이네요!
제주에는 제주의 창조신 설문대할망의 전설이 있죠~
외동딸 어렸을 때 함께 읽던 책에서 본 기억이 나요. ㅋ
설문대할망은 제주의 창조신인데 빨래할 때는 관탈섬에 빨래를 놓고, 팔은 한라산 꼭대기를 짚고 서서 발로 빨래를 문질러 빨았고, 앉아서 빨 때는 한라산에 엉덩이를 걸치고 한 다리는 마라도에 걸치고 우도를 빨래판 삼을만큼 키가 매우 크죠~
할망이 치마폭에 흙을 담아 나를 때 치마의 터진 구멍으로 조금씩 새어나온 흙더미가 오름이고, 마지막으로 날라다 부은 게 바로 한.라.산.^^

유홍준 교수님께서는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고 한다는, 자연과 어우러져 장대한 경관이 펼쳐지는 부석사!
대학 때 동기들과 MT로 갔던 추억이 새록새록 돋아납니다~~

명작에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는 유홍준 교수님의 ‘아! 감은사, 감은사탑이여. 아! 감은사, 감은사탑이여. 아! 감은사….’라는 감탄사만으로도 감동이 전해지는 것도 같지만 정말로 저 정도인가 싶어 매우 궁금하기도 해요.

익산 미륵사터의 구층석탑, 정림사터의 오층석탑, 감은사터 삼층석탑 등등.. 혹시 여기서 눈치채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탑들의 이런 변천사에는 이유가 있었어요. 우아하고 세련되고 고상하지만 장중하고 엄숙하고 안정되며 굳센의지의 탑을 원했기 때문에 삼층석탑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네요~

’불국사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얼굴‘
불국사라는 명작은 개별 장에서 설명하셔야 한다는데 그러기엔 한 권은 너무 부족하겠죠? 그래서인지 이 한 권에서는 쉽고도 감춰진 아름다움 몇 가지를 제시해 주셨는데요 그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보시길요^^
그 중 독특했던 건 어렸을 때부터 불국사를 여러번 다녀왔어도 ‘8세기 비데’는 못 본 것 같아요! 꼼꼼히 살펴보지 않은 탓이겠죠 ㅎ
중요한 건 일각문 너머에 있는 뒷간에 다녀오는 일이라는데 일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기서 멀리 불국사 강원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래요~ 멀리 보이는 강원, 산사의 편안한 분위기, 바로 그것이 불국사의 여운이라고…

‘백제의 미소’라고 불릴만큼 가장 백제적인 얼굴을 갖고 있는 서산 마애불!
준공때부터 서산 마애불을 지키는 성원 할아버지라는 분이 계신다고 해요~ 이 분이 마애불의 미소가 보호각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까워 암막을 설치하고는 긴 장대에 백열등을 달아 태양의 방향에 따라 비추면서 미소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까지 하셨다는 거예요.
마애불의 미소는 아침저녁으로 다르고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아침에 보이는 미소는 밝은 가운데 평화로운 미소고, 저녁에 보이는 미소는 은은한 가운데 자비로운 미소라고..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미소는 가을해가 서산을 넘어간 어둔 녘에 보이는 잔잔한 모습이라고 하는데 이 곳 역시 가보고 싶어지네요~~
가본 곳도 있었고, 가보지 못한 곳도 있었지만 책 따라 문화유산 답사 잘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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