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독립 정부의 수립이 당장에 가망 없다고 해서 단독 정부를 세울 수는 없는 것이다.
삼천만 동포 자매형제여, 지금 나의 하나뿐인 염원은 삼천만 동포와 손잡고 통일 정부를 세우는 일에 공동 분투하는 일이다. 조국이 원한다면 당장에라도 이 한 목숨 통일 제단에 바치겠노라. 나는 통일 정부를 세우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위를 위해서 단독 정부를 세우는 일에는 가담하지 않겠노라.
고요한 밤에 홀로 앉으면 남북의 헐벗고 굶주린 동포들의 원망스러운 용모가 눈앞에 어긋거린다. 붓이 여기에 이름에 가슴이 막히고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잇지 못하겠노라 삼천만 동포 자매형제여, 나의 이 애달픈 고충을 명찰하고 다시 깊이 생각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