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장소/임진각

임진각은 1972년 북한을 바라보고 분단의 현실을 체험할 수 있게 조성된 곳이다. 경기도 파주에 있는데, 애초에는 안보 관광이라는 명분으로 개발됐다면 최근에는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이라는 가치로 관광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임진각이라는 공간이 지니는 특수성 때문에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도 많았다. 1987년 10월에는 당시 여당이던 민정당 총재 노태우와 야당이던 통일민주당총재 김영삼이 이곳에서 만났다. 6월 항쟁 이후 민주화가 되자 새로운 민주 사회를 모색하기 위한 상징적인 만남을 가졌던 것이다.
1990년 9월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한의 총리가 만난다. 남북고위급회담이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인데, 연형묵 총리를 중심으로 북한 대표단 90여 명이 3박4일간 서울을 방문했다. 이때 판문점에서 성명을 발표한 후 임진각을 거쳐 서울로 들어온다. 1998년에는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이 임진각에서 천여 마리의 소떼를 끌고 방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 기업의 회장 역시 실향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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