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 유적•유물/안동

안동은 경상북도의 중심지로,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 유교 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회마을은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전통 마을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사실 하회마을을 다니다 보면 의아한 느낌이 든다. 기와를 얹은 양반집과 양인들이 사는 초가집이 한데 모여 있기 때문이다. 기와집 근처에 몰려 있는 초가집 사람들은 대부분 양반집에서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짓는 소작농들이었다. 즉, 도적이 약탈을 시도할 때소작농들이 모여서 양반집을 보호하는 형태였다고 보면 된다. 아름다운 전통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신분제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안동하면 임청각의 주인 이상룡을 기억해야 한다. 이상룡은 임시정부 국무령을 역임한 저명한 독립운동가다. 안동은 의병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던 곳이면서 상대적으로 매우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의병항쟁을 시작한 이상룡은 입장을 바꾸어 애국계몽운동을 벌인다. 이후 1910년 조선이 강제병탄을 당하는 와중에 신민회에 참여, 신흥무관학교 결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 서로군정서를 이끌며 임시정부에 참여했고 1925년에는 국무령에 취임하기도 한다. 보수적인 양반 마을에서 태어나서 급진적인 무장투쟁을 진행하고 민주공화국을 표방한 임시정부의 지도자로 선다는 것은 보통 결단이 아니었을 것이다. 또 그가 국무령으로 취임했던 때는 임시정부가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이상룡은 가치와 이상을 따르는 위대한 삶을 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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