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 보면,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이들은 합리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우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선택은 결코 비합리적이지 않다. 오히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해 심오한 무언가를 알려 준다.
오히려 ‘내가 정말로 추구하는 것’이 뭔지 알아내기 위해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내 마음이 어느 쪽에 있는지 알아보라는 것이다.
다윈은 자신의 직감을 따르고 데이터는 무시하기로 한 것 같았다. 데이터라고 해 봐야 어차피 불완전할 테니 말이다.
평범한 사람들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사후에 앞뒤를 연결해서 인과 관계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 낸 이야기를 자신에게, 또 남들에게 들려주며 내가 저지른 일 혹은 계획하는 일을 정당화한다.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여러 선택 중 고통에 비해 쾌락을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게 어느 것인지 살펴보라. 벤담은 어떤 행동이나 정책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해로운 점 이상의 좋은 점을 표현하는 말로 효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의사 결정에 직면하면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내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하려면 해당 선택으로 인해 앞으로 내가 어떤 느낌이 들게 될지 알고 싶을 것이다. 비단 육체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까지 말이다.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것은 삶을 충만하게 사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쾌락을 늘리고 고통을 피하는 게 아니다. 성장한다는 것은 진실성, 미덕, 목적, 의미, 존엄성, 자율성을 가지고 행동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답이 없는 문제 앞에서 우리가 내리는 선택들은 그저 미래의 비용과 혜택만 줄줄이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이 선택들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를 규정하며, 결과가 좋을 때는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결과가 좋지 않을 때 힘들게 내 선택을 직시하는 것도 삶의 일부다. 답이 없는 문제의 경우에는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이렇게 말했다. "만족한 돼지보다는 불만족한 인간이 되는 게 낫다. 만족한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게 낫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사느냐가 내가 뭘 경험하느냐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달리 표현한 말이다
길버트의 결론은 두 개의 관점이 각각 서로를 개의치 않기 때문에(뱀파이어 문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유형별로 각 경험에 동일한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길버트는 돼지의 만족이든 철학자의 불만족이든, 어느 쪽이 되었든 지속 시간이 긴 경험이 승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돼지의 만족이나 철학자의 불만족이 얼마나 지속되느냐 하는 점이다. 만약 돼지로 있는 시간이 철학자로서 고뇌하는 시간보다 길다면 당신은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하루하루의 쾌락과 고통의 합계 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있다. 진심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성취 뒤에 올 기쁨보다 고통의 지속 기간이 더 길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고통은 기쁘게 감내할 것이다.
나이가 들면 내가 참고 견뎠던 고통, 특히 가슴을 찢어 놓았던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아픔들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바꾸어 놓는다. 나이가 들면, 그냥 달기만 한 초콜릿보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을 더 좋아하게 된다.
내가 좁은 의미의 공리주의라고 부르는 것과 인간으로서의 성장은 비용 - 혜택 목록 안에 한데 묶기보다는 따로따로 생각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당신이 어떻게 살고 싶은지와 관련해 둘의 상대적 매력을 따져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간적 성장의 역할이 절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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