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4. 학문•철학/임나일본부

삼국 시대 때 일본이 한반도 남부에 진출했고 일부 지역을 직접 지배했다는 주장으로, ‘남선경영론‘이라고도 한다.
임나일본부설을 두고 오랫동안 논란이 있었다. 에도 막부(1603년~1867년) 때 만들어진 <일본서기>, <고사기> 같은 고전 문헌을 근거로 일부 학자들이 일본의 조선지배를 주장했고, 일제 강점기 때 각종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핵심은 일본이 변한의 소국 중 하나인 구야국, 다른 말로 임나가라를 점령하고 이곳을 기점으로 한반도 남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일본서기>의 기록을 주요 자료로 제시했으며 중국의 역사서는 물론 광개토대왕비문까지끌어들였다. 비문 내용 중에 왜, 백제, 신라 그리고 고구려의 전쟁을 다루는 내용이있는데 이를 ‘왜가 백제와 신라를 점령하고 조공을 받는다‘라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한 한국 역사학자들의 반박이 이루어지면서 격렬한 학술 논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재일 역사학자 이진희는 일본군 장교가 광개토대왕 비문의 일부를 조작했다고 주장하여 한때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선 <일본서기》는 실증성이 떨어지는문서이고, 임나일본부 관련 사료는 중국이나 우리나라 문헌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4세기에서 6세기경에 삼국은 중앙 집권 체제를 강화하며 격렬한 경쟁 관계로 발전하고 있던 반면 일본은 비로소 국가가 형성되는 단계였다. 바다 건너 다른 나라를 지배할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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