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 인물/정약용

정약용은 기존의 조선 성리학에 근본적인 이견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열었다. 그는 태극이나 이치 같은 성리학의 근본 개념을 단지 만물에 깃든 속성일뿐 실체가 아니라고 봤다.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창조자와 창조의 속성을 구분하면서 성리학의 이기론을 비판했는데, 상당히 영향받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 정약용은 인간의 선천적인 도덕성을 부정한다. 기존의 성리학자들은 사람안에 ‘사덕(德)‘이 있고 양명학자들도 ‘양지(知)‘가 있다고 했는데 이를 전면 부정한 것이다.
정약용은 인간을 ‘기적 존재‘로 보았다. 인간 안에 단지 ‘도덕적 욕구‘만이 존재한다고 본 것이다. 선하고자 하는 열망, 악을 미워하는 욕구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욕구‘라는 개념은 유학사에서 상당히 독특한 부분이다. 이전까지 유학자들은 보통 ‘욕구‘를 ‘사욕‘과 거의 동의어로 인식하고 부정적으로 보았다. 하지만 정약용은 ‘욕구‘를 ‘도덕적 욕구‘로 해석했고 긍정적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인간의 고유성으로 판단했다.
정약용은 ‘자유 의지‘를 강조한다. 이는 ‘자주지권‘이나 ‘권형‘, ‘권능‘ 등의 말로 쓰이는데 도덕적 욕구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도덕적 욕구를 실천하는 것은 현실에서 도덕적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의지‘가 중요하다. 욕구만으로 실천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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