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대화는 이런 식이었다. 내게 완전히 새롭거나 놀라운 내욘은 드물었다. 그런데도 모든 대화가, 심지어 아주 평범한 이야기들까지도 내 안의 같은 지점을 부드럽게, 그러나 끈질기게 망치질해 댔다. 모든 대화가 나의 형성을 도왔다. 허물을고 껍질을 깨뜨리게 도와서, 매번 나는 머리를 조금씩 더 높고더 자유롭게 치켜들었고, 마침내 내 황금빛 새가 아름다운 머리를 산산이 부수어진 세계의 껍질 밖으로 내밀었다.
아주 평범한 사람도 평생에 한두 번쯤은 경건함과 감사라는 미덕을 어기게 된다. 누구나 한번은 아버지와 스승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걸음을 떼고, 대부분이 그것을 참아내지 못하고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더라도 그 순간의 고독의 쓰라림을 조금쯤으누느끼게 된다. 내 경우에는 부모님과 그들의 세계, 즉유년 시절의 ‘빛나는 세계‘와 맹렬히 싸워서 헤어진 게 아니라 서서히 거의 눈치채지 못 하게 떨어져 낯설게 되었다. 나는 그것이 몹시 유감스러웠고 가끔 고향에 갈 때마다 아주 쓰라린 심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심정이 마음 깊숙이 남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나 ‘사명‘이 있지만, 누구도 그것을 택하고 해석하고 임의로 관리할 수는 없다! 새로운 신을 원한다는 것은 틀렸다. 이 세계에 무엇인가를 주려고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각성된 인간에게 부여된 의무는 단한가지, 자신을 찾고 자신의 내면에서 견고해져서 그 길이 어디에 닿아 있건 간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길을 더듬어나가는 일,, 그 이외의 다른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생각이 나를 깊이 사로잡았고, 이 생각이야말로 내가 이번의 체험에서 얻은 열매였다. 때때로 나는 미래의 형상과 함께 놀았고, 시인이나 예언자 혹은 화가나 다른 어떤 것으로서 나에게 부여되었은 연차 꾸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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