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서 스마트폰 전화번호부를 훑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아무도 만나고 싶지않았다.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더 처질게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대뜸 아버지의 입에서 대화와 상관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뜬금없는 그 말을 듣고 나니 확신이 섰다. 아버지는 내가 회사를 관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게 마음을 써주느라 일 얘기를 입에 올리지 않았던 것뿐이다.

나는 아직 어설프다. 하지만 언젠가 존경하는 아버지를 뛰어넘는 기술자가 되고 싶다. 이 회사의 사장이 되고싶다.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진짜 아버지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 바람을 이루는 날이 오면….
아버지 방에서 그 술병을 열고 싶다.

인생을 살다 보면 굴곡이 많지만, 그래도 인생은 끝까지 살아낼 가치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달 들어 건강이 나빠진 며느리가 병원에 갔다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물론 아이 아버지는 죽은 제 아들, 신이치로입니다. 우리 가족은 살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굴러떨어지던 돌도 때가 되면 멈추듯이, 이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빛나는 미래를 선사합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얄궂지요.
언젠가 당신의 미래에 눈부신 빛이 비치기를 기원하고.
믿고.
확신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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