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참 말을 강아지풀만치 보드랍게 해. 어릴 때부터 그랬어."할머니가 훌쩍 자란 손자를 애틋하게 봤다. 남자는 괜히 민망해서 말을 돌렸다. - P265
부끄러워하면서도 처음 와 보는 곳이 설레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려, 남자는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데도 미간이 뜨끈거렸다.조금만 더러워져도 옷을 갈아입혀주던 일, 당신 얼굴에는 싸구려 크림 하나 바르지 않으면서 읽지도 못하는 비싼 크림을 사와서는 아토피에 좋다고 한 통을 온몸에 발라주던 일까지.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 사랑이 아닌 것이 없었다. - P267
부부는 딱 아이가 누울 만큼의 자리를 습관처럼 남기고 누웠다. 그 공간이 서로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먼 거리는아니었지만, 둘은 서로가 상대의 울음소리를 못 들은 척해주며지냈다. - P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