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아이들의 꿈집을 만들다 - 관계와 소통을 위한 행복한 인문학 이야기, 개정판
김호연.유강하 지음 / 단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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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인 피부색이나 눈동자 색과 같은 ‘생래적인 것‘들에 대한 편견은 곧 차별로 이어지고, 이것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데 있다. 어떤 노력으로도 바꿀 수 없는부분들에 대한 편견, 그로부터 비롯된 차별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낳았다는 것은 역사적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 P66

이미 선천적 질병 때문에 충분히 고통스럽지만 그들은 잘못된 미신과 편견 속에 또다시 차별의 대상이 되어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 약자이면서 편견의 대상이 되는 이들, 그러나 사진 속의 모습처럼 이들도 다른 사람들처럼 평범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평범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
선택과 배제, 그것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의 표출일지도 모른다. - P80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생태적인 문제, 즉 타고나면서부터 부여받았기 때문에 선택할 여지조차 없는 문제로 차별받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말, 조심해서 써야 할 이기
‘말‘은 인간 사이의 소통을 위해 꼭 필요한 도구이다. 표정이나 수화, 그 밖의 각종 보디랭귀지들 역시 의사소통을 위해 고안된 발법이다. 인간 사이의 원활하고 자연스러운 관계를 위해, 오해 없이 잘 소통하기 위해 말만큼 편리한 도구는 또 없을 것이다. 말 덕분에 사람들은 복잡 미묘한 감정을 전달할 수 있고, 구체적인 상황도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동물들이 갖고 있지 않은 ‘말’은 인간의 삶을 더없이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이기이다. - P87

말은 ‘칼‘이다. 칼은 인류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던 순간부터 사용해 온 유용한 도구이다. 한편 칼은 살상용 무기, 다시 말해 흉기가 되기도 한다. 칼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꼭 필요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칼에 분명한 용도와 사용법이 있는 것처럼, 말에도 분명한 용도와 사용접이 있다. - P92

‘말 잘하는 것‘은 무기로서의 말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로서의 말을 잘 사용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 P97

우리나라 속담에는 ‘말‘에 대한 경계와 충고가 유난히 많다. 한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세 치 혀 때문에 사람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이 말했던 ‘말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때와 장소에 적절한 말,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말을 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 P98

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한 삶을 지탱하는 요건에는 ‘부유함’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삶은 가난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욕심을 조절하는 것,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미다스가 황금을 얻음으로써 누리려고 했던 행복과는 다른 그 반대의 선택을 하면서 오히려 미다스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빌 게이츠의 삶은 많은 것을 말해 준다. 진짜 부자는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효율적으로 잘 관리해서 쓰는 사람인 것이다. - P110

남의 욕망을 우리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우리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욕망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크고 튼튼한 날개를 지탱하며 날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 P114

"조화를 이루면서도 같은 사람은 되지 말라." 남과 조화를 이루라는 공자(孔子)의 말은 자칫하면 개성은 없애고 남과 비슷하게 되라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공자는 우선 자기 스스로 분명한 정체성과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방도 나와 같은 정체성과 개성을 가진 인간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조화로운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P117

배려는 인간관계를 더욱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덕목이다.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쓰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남을 도와주고 보살펴 주는 것일까.
사람마다 주어진 조건과 상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진정한 배려는내 입장에서 상황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할 수 있다.
남을 판단하기는 쉬워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해한다 하더라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포기할 수는 없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타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 P123

결국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용광로에 버려졌지만, ‘행복한 왕자‘는 사람들의 마음에 살아 있다. 행복한 왕자는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인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줄 알았던 나이팅게일, 마더 테레사 수녀, 마틴 루서 킹, 그들의 이름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 P128

서로 다른 사람이 어울려 아름다운 무늬를 만들어 낸 것처럼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나를 부정하는 것과 동의어가 아니다. 편견과 차별에 대한 문학 이야기와 역사 속 사례를 통해 알게 된 것처럼 편견은 머릿속에 남아 있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차별‘이라는 구체적인 현상으로 드러나는 ‘현실‘이다.

인간관계에서 그토록 강조되는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단순히 인간관계에 그치지 않고 모든 관계에서 필요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모든 동물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으며, 풀 한 포기,
나무 한그루도 존재할 이유와 가치가 있다. 동물원이나 식물원이아닌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 P136

장자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 속 나우시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라는 말의 범주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지 않으면, 나도 이해받지 못한다. 세상을 관통하는 단순한 진리,
어쩌면 세상의 진리는 새털처럼 가벼운 것인지도 모른다. - P140

삶은 우리가 내딛는 곳이 행복의 땅인지 불행의 땅인지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모든 것이 모호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 앞에 놓인 물은 나 말고 그 누구도 대신 건널 수 없다는 사실이다. - P155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공부, 예의를 가르치는 공부는 용도 폐기되지 않는다. 사람답게 된다는 것, 예의를 안다는 것은 지식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삶에서 무수히 반복되고 실천됨으로써 몸에 깊이 배인 ‘사람다움‘의 공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빛을 발하는 용도가 무한히 배가되는 공부이다. 그렇기에 사람다운 공부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 P173

인문학은 지식이나 정보의 습득을 넘어 삶의 문제를 고민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내면의 성찰, 그것을 가능하게 돕는다. 그렇기에 삶으로부터 터득된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또 다른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내면의 성찰을 돕는 공부가 필요한 까닭이다. 내면의 성찰은 이내 누군가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다. 배우고 익히니 좋은 것이고, 그래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을 갖게 된다면, 더불어 누군가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즐거운 공부이자 우리를 위한 공부의 참다운 모습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를 넘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부, 그래서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그런 공부가 필요하다.
생각만 하지 말고 마음으로 행동하고, 지식에만 머물지 않고 지성으로 발전하며, 그 지성이 사랑과 합하여 지혜로움을 얻을 수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 우리를 위한 공부가 될 것이다.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새로운 공부에 도전해 보자. 과연 나는, 우리는 어떤 공부를 하고 있을까.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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