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읽고 쓸 수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고 쓰겠다는 다짐은 평소에도 항상 하는 다짐이자 마음가짐인데요, 이를테면 저의 ‘할 수 있음’에 대해 스스로를 설득시키는 일종의 자기 암시 같은 것입니다. - P36

할 수 있으니까 한다. 이 말에 ‘할 수 없음’이 끼어들 자리는 감히 별로 없거든요. 그러니까 할 거야, 다짐하면서 혼자 잘 놀다가 매일 책상 앞에 앉습니다. 최근에 나카가미 겐지의 소설을 책상 앞에 앉아서 읽었는데 좋았어요. "나는 큰 소리로 웃어야할까?"라고 묻는 소년이 나오는 소설이었습니다. - P37

저에게 ‘반복’이란 별다를 것없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거나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소설에서 반복을 사용하면 인물들이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잘 안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슬프기도 하고 어떤 의미로 다행이기도 합니다. 앞서 다른 질문에대한 대답으로 ‘뭐가 잘 안되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 자꾸 말해보는 것‘이라고 적었는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뭐가 잘 안되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말과 행동을 자꾸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것 같은데 다른 것. 다른 것 같은데 같은 것.
그런 분간이 어려운 것들을 표현할 때에도 반복이 유용하고, 반복을 통해 발생하는 문장의 주고받음, 일종의 리듬을 경험하는 것이 저에게 의미가 있고, 즐겁기 때문에, 앞으로도 소설을 쓸때 반복을 많이 해야겠다고 혼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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