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를 안 해보셨군요?
책이 인생을 바꾼다고요? 뜨개를 안 해보셨군요서평가 금정연은 원고지 1매의 가치를 택시비로 헤아리고, 작가 구달은 원고료 1매의 가치를 양말값으로 가늠한다. 나는 원고지 1매의 가치를 실과 바늘값으로 셈한다. 원고지 1매로는 여름이라면 면 100퍼센트 오가닉 실 한 볼을, 겨울이라면 메리노울에 아크릴이 조금 섞인 트위드 실 한 볼을 살 수 있다. 손잡이가 실리콘으로 마감된 코바늘 두 자루, 전체가금속으로 된 코바늘 네 자루, 대나무로 만들어진 중간 두께의 줄바늘 네 개를 살 수 있다. - P7

나는 뜨개 덕분에 다른사람을 숨 막히게 하지않는다. 오랜 취미 방랑에 종지부를 찍고 뜨개에 정착한 비결이 바로 이 문장 안에 담겨 있다. 거창한이야기를 하려니 부끄럽지만, 나는 뜨개를 하면서 마음의 평화를 찾았고, 불안감에 못 이겨 주변 사람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힘들게 하지 않게 됐고, 그런 면에서 뜨개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한다. - P8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뜨개를 만났고, 나는 뜨개인이 됐다. - P9

자고로 착한 아이는 성실해야 하고, 훌륭한 사람은 바빠야 하는 법. 착하기 위해 성실한 아이였던 나는 훌륭하기 위해 바쁜 사람이 됐다. 하지만 더는 못 하겠다 싶을 만큼 열심히 일하고도 그 끝에 남는 건 뿌듯함이 아니라 불안감이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고 후회하기에도 늦었다. - P10

이대로 백수가 되면 오쩌지. 경제활동이 가로막힌다는 실질적 불안감도 없지 않았지만, 사회에서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받을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감이 더 컸다. 그러다 우연히 뜨개를 시작했고, 뜨개빠졌고, 더는 다른 취미를 찾아 헤매지 않게 됐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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