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제는 세상에 애초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그래서 규명할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있기보다 다음 일을 모색하는 게 언제나 더 현명한 일이라는 걸 압니다. - P13
그리고 나는 이제 그렇게 기뻐해주는 사람의 마음이라는게 얼마나 귀하고 예쁜 것인지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나는 어디를 가든 제육덮밥만 먹습니다. 그게 무엇때문인지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주머니가 해준 제육덮밥이 먹고 싶습니다. - P17
나이를 먹는다는 건 제때 하지 못한 캐치볼이 늘어가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제때 고맙다고 말하지 못해 놓쳐버린 것들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여러분의 캐치볼을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기왕이면 당장이요. - P31
아무도 고맙다고 말하지 않음에도 누군가 하고 있는 것들이 기둥이 되어 떠받치고있기에 하늘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1부 애정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
도리라는 말의 쓰임은 왜 늘 양쪽이 아닌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인가. 어른이 어른답고 부모가 부모답고, 사람이 사람답기란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 P37
저는 상황에 따라 적절하고 기민하게 변할 줄 아는 사람만큼이나 변치 않는 사람 또한 아끼고 좋아합니다. - P41
힘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대충 얼버무려 위로하지 말라 답하고 싶고, 대체 여기서 얼마나 더 힘을 내라는 건가 싶고, 그간 얼마나 전력을 다하고 있었던 건지 아느냐 묻고 싶고, 부모 돈으로 편하게 학교 다니고 살 집도 있었던 사람이 내 삶의 풍파를 가늠할 수 있느냐 따지고 싶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압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는 흔한 말의 무게와 깊이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힘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생각합니다. 더 이상 끌어모을 힘이 남아 있지 않아 주저앉고 싶었으나 안간힘을 다해 다시 일어나 밥벌이에 나섰던 힘겨운 반복 안에서 끝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었던 누군가가 진심을다해 그 힘과 운을 타인에게 빌어주고자 하는 마음을 말입니다. - P46
관등성명을 외치고 물건을 계산대 위에 집어 던지는것보다 남에게 대우받기 훨씬 쉬운 길이 있습니다. 상대에게 받고 싶은 대우만큼 나도 상대를 그렇게 대우해야 한다는 작고 사소한 상식. 그걸 갖춘다면 스스로 합당하다 생각하는 수준의 존경과 사랑이 응당 따라오지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P71
감히 임원들 카드를 들여다보는 아주 큰 실수를 한 못된 것들이 우리 사회 전역에 좀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 P80
약삭빠른 것과 기민한 것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염치라고 생각합니다.
2부 상식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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