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 내가 가장 능숙하게 할 줄 아는 일을 했다. 즉, ‘일하는 체‘를 했던 것이다. 죽어 가는 선생님이 잔디밭에서 저렇게 날 기다리는 동안에도 말이다.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는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하지만 그때 난 정말로 그랬다. - P73

그는 나를 놓지 않으려고 내게 몸을 기댔고 내가 허리를 굽히자 양손으로 내 두팔을 잡았다. 그렇게나 많은 세월이 흘렀는데도 교수님이 너무나 다정스럽게 나를 대하는 것에 놀랐다. ‘내가 현재와 과거 사이에 세워 두었던 벽 때문에 우리가 전에 얼마나 가까운 사이였는지 그만 깜박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졸업식 날이, 서류 가방이, 떠나는 내게 보여 주었던 교수님의 눈물이 떠오르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 P74

나는 고등학교 때 육상 코치를 ‘코치’라고 불렀던 것처럼 모리 교수님을 ‘코치‘라고 부르기 시작한다. 교수님은 그 별명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한다.
"코치라, 그거 좋군. 그럼 내가 자네 코치가 돼 주지. 그러면 자넨 내 선수가 되는 거야. 이제 난 늙어서 살지 못하는 멋진 삶을 나 대신 살아줄 수 있겠지?"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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