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고발 - 착한 남자, 안전한 결혼, 나쁜 가부장제
사월날씨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가와의 거리와 나의 부담은 반비례한다. 거리가 멀수록 부담이 적어지고, 가까울수록 부담이 커진다.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시가와 거리를 두어야만 한다. 그분들을 만나는시간이 내게도 즐거울 수 있도록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거리를 유지해야만 한다. - P163

가까울수록 한쪽에게만 부담이 되는 관계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 P163

내가 시가와 맺을 수 있는 좋은 관계란 뭘까. 관계에 대해 기대하는 게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만들 수있을까. 특히나 좋은 관계의 정의 자체가 서로 다를 때 우리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가끔은 내가 양보하고 가끔은 그분들이 양보하여 가까스로 접점을 만들 때가 있지만, 우리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불완전한 접점을 종종 만드는 것이면 족한 걸까. - P164

지금 상황에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애초 이 관계의 본질대로 한 다리를 반드시 정확히 밟고 건너는 만큼의 거리를 설정하는 거라 믿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 내가사랑하는 사람의 배우자. 그분들이 나를 독립된 사람으로 대하기 어렵다면 먼저 아들 부부를 자신들과 독립된 존재로 여기는 것부터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 P165

간단히 말하면 나는 사위가 되고 싶은 것이다. 이 사회가 세팅해놓은 처가-사위 관계와 마찬가지의 거리로 시가-며느리관계가 설정되길 바란다.
보편적인 사위의 모습이 보편적인 며느리의 모습이 되기를 바란다. - P165

왜 부부는 꼭 같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걸까. 왜 이 세상은 1인 1집이 기본이 아닌 걸까. 누구나 자기만의 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 버지니아 울프는 내가 욕심이 많다고 하려나. 부부가 같이 사는 것과 따로 사는 것이 모두 자연스러운 세상은 정녕 불가능할까. - P17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