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한정된 어휘로 나를 표현하다보니 내가 정말이지 재미없는사람이 되는 것 같았다. 나의 재치, 말재간, 어휘력이 소거되자 나의 매력도 8할쯤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 P123

늘 담백하고 절제된 감성으로, 다소 건조할지라도 자신을 오롯이 바라보고 싶은 것이다. - P126

그날의 대화 이후 나도 그저 자신의 낭만에 마음을 맡기고 냉소적인 자기비판 따위 일절 하지 않기로 했다. 그전까지의 내가 작은벤치에 앉아 ‘내가 런던 노천카페에 있구나!‘ 하고 감격하다가도 문득 ‘이 동네 사람에겐 일상의 편린일 텐데, 이런 데서 감동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운운하며 자신을 몰아세웠다면, 이젠 그저 햇살을 즐기며 낭만에 취해 고양이처럼 갸르릉거리기로 했다. 그냥 나의 감성을 풀어놓고 남의 감성도 넉넉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로 했다. 아빠의 작은 낭만을 생각하며 말이다. - P131

언제라도 동전 몇 개에 알딸딸한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집에서 3분 거리의 펍. 나는 후에 이것을 얼만큼 그리워하게 될까.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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