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
로런 그로프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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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이면이 존재한다
알고 있었던 일이고,
난 이면을 좋아했던 듯 싶다. 그러니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보면,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을 흉내낸 놀이를 했다.
그런 이면.
일이 돌아가게끔 하는 이면.
사건이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이면.
간신히 지구가 유지되는 이면.

술술 막힘없이 읽히는 책이었다.
역시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안 읽혀지는 그 모든 책들이 나쁜 거라고 생각하며 신나게 읽었다.
아마 작가가 쓰기를 신나게 쓴 듯 싶다.

로토도 마틸드도 내겐 와닿지 않는다.
로토가 가진 허세로 인한 신적인 분위기와
그를 그답게 만들기 위한 독사같은 그녀가
이 책 한 권에 뒤엉켜 있는데
내가 만약 그이들을 봤다면 대학에서라도 친하게 안 지냈을거다.
그런 허세는 내 담당이지만 로토는 너무하고
독사같은 역할은 내 친구들이 잘하는 데 마틸드도 너무하니까.




첫문장,
갑자기 커튼이 드리워지듯 하늘에서 부슬비가 자욱하게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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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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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벗 포 더
앨리 스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민음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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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대체 책을 읽으면서는 누굴 믿어야하는건가
걱정이 앞선다.
책을 읽는 내 자신을 믿자니, 난 판단력이 좀 떨어지고
수상한 상의 내역을 믿는 건, 그래 그건 날 믿는 것보단 낫다.
내 취향에 맞는 독서 친구들을 믿는 것, 이건 확실하다.
그 중 엄마를 믿는 건, 다른 어떤 것보다 믿을만하다.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건
엄마 덕이다
엄마가 좋은 책이라고 확신했다.
그 말이 없었더라면 중간에 덮었다.

몇번이고 황당해진다.
그래서. 뭐? 어라? 진짜 말 그대로 헐. 이다.
(헐이 요즘엔 안쓰이는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을 대체할 수 있는게 있기는 한건가)

기생충을 보고선 영화란 이렇게 만들어야지. 했다.
어떤 체험이랄까 그런듯 했다.
근데 이 책이 그렇다.
어려운 수업을 듣고 아는체하던 고졸 학사과정의 내가 기억난다.


첫 문장,
사실은 이렇다.

첫 단원에서 보여지던 글을 이해할 수 없었다.
끝에 가서야 아~~ 하게 되니 끝까지 읽어야한다.

p.16
난 내 손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보이는지 잊어버렸어.
그가 말한다.
좋아요, 우리 지금 그걸 했어요. 그럼 내가 지금 보여 줄까요?

> 얼마나 이해가 안되던지, 감도 안 왔었는지
비행기 접는 손을 보는건지 손이 비행기 같은건지.
라고 써놓았다.
당연히 여긴 비행기 접는 손을 보는 거다 ㅋ

p.34
옷을 그렇게 껴입으면 덥지 않니?
괜찮아요. 아이는 그렇게 말하며 초인종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 옷들을 다 입지 않으면 나를 올바르게 대하는 태도가 아니거든요.

> 브룩이 똑똑하단건 34페이지가 되기도 전에 알았다. 너무 똑똑해서 황홀할 지경이었다. 고작 9살인데.
그리고 옷 얘긴.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p.66
한때, 단 한때, 그가 말한다. 딱 한때 거기에

>책의 첫문장은 너무 중요해서 책을 다 찢어 버리고서라도 한 장, 단 한 줄을 남긴다면 첫문장만 남기게 된다.
어떤 소설가는 첫 문장을 쓰지 못해 글을 쓰지 못했다고 한다.
한때, 단 한때.
마일스의 첫 문장은 썩 좋다.

p.87
그런 뜻이라는 거 나도 알아요, 아이가 말했다. 그 말을 할 때 입 속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아보려고 그냥 물어 본 거예요.

>이 말을 좋아한다
˝ 그 말을 할 때 입 속에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 알아보려 ˝
이런 문장 때문에 가만히 단어를 씹는다.
난 딱히 모르겠는데
그냥 그렇게 하는 사람을 좋아해서.

p.96
내가 오늘 여기 앉아 있는 것을 찍는 것으로 정말 일어난 일을 아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가능한지 좀 보자. 자, 찍어서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 봐.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게 어떤 의미를 띠는지 우리에게 보여 줘 봐.

>애나에게 마일스는 ˝글쎄, 누구더라... ˝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대체 왜 그녀는 까맣게 잊었을까.
거기에 내가 있었다.
우리가 제대로 기억하고 존재를 인식하고 현실을 자각하는
찰나가 있기는 할까.

p.121
>요즘 내게 뭘 가장 하고 싶지 않으냐고 묻는다면,
단언컨대.

강인한 기개의 힘으로 역사의 우여곡절을 극복하고 살아남았다.

p.125
겨울. 겨울은 사물을 눈에 보이게 해 준다.

p.144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괄호로 시작한다. 꽤나 깔끔하고 단순한 방법이다.근데 과거 회상에서만 이 기법이 쓰였는지는, 다 읽은 지금은 잘 모르겠다.

> 데어 벗 포 더
에서 제일 짜증스러운건 벗 이다.
멍청한 인간들이 잔뜩이고 개중 리는 때리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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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판타지 아이템 도감 (양장)
화화 스튜디오 지음 / 화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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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재밌어 보여서 샀다
비싸지만.
알고 있어야 길을 가다 아이템을 발견했을때
어리바리하게 뭐야 고물. 이러지 않고
대박 이런게 여깄다니.
이건 말로만 듣던 여우의 천서 아니냐!!!
할 수 있을게 아닌가.

그림은 내 취향에 옳지 않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첨했다는 백과사전의 그림들이,
보물을 손쉽게 알아보겠단 내 의지를 저하시킨다.
너무 못생기게 그려놓아, 이게 보물이라고? 한다.
이 그림으로 고대 보물을 손에 넣긴 글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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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신장판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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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문장,
아라키스로 떠나기 전 주, 막바지 여행 준비로 성안은 거의 참을 수 없을 만큼 소란스러웠다.


듄은 영화를 먼저 보았고 사막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우아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고
대사와 태도의 유려함에 배려심에 특출함에...

그 모든 것이 합쳐져
듄의 노예가 되어 이 두꺼운 여정을 함께 했다
자랑한다.
나 이거 다 읽었어 (전체도 아시고, 1권만)
친구들이 대꾸한다.
오 대박.

먼저 책부터 읽은 사람들은
결코 영화에 후한 점수를 주지도 나처럼 영혼을 뺏기지도 않았다.
거만하게도 먼저 사랑했단 말같잖은 무기로
영화에 코웃음 쳤다.
저건 이미지의 나열이야
책의 위대함을 반도 아니, 티끌도 담아내지 못했어.

당연하게도 그럴 수밖에.
책은 프랭크 허버트의 머릿속이다.
그 우주를 어떻게 영상에 담겠는가.

책을 읽을 때,
모든 걸 이해하며 읽으라 하는 얘길 어디서 들었다.
그래서 중간 메모를 뒤늦게 하기 시작했다

프랭크 허버트의 머릿속이 사막같다.
사막의 둔덕들이 있고, 없고, 또 있어서
어딘가에 있었던 일이.
분명히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일이.
머릿속이 사막같다.

그는 말을 하다가 만다
그럴 수밖에
머릿속에 다른 계획이 있을테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니.
앞으로 살며 재미없는 책은 보지 말아야지



전쟁하긴 글렀다.
무슨 깃발 하나로 의미를, 심중을 파악하나.
난 못하겠다
초암의 깃발이 뭔데.

이봐라.
이해도 안가면서도.
재밌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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