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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 이야기와 신학
권종선 지음 / 대장간 / 2010년 10월
평점 :
성경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성서고고학과 성서비평학(이하 비평학) 등이 있다. 이들은 성경을 학술적으로 연구한다. 특히 비평학에는 '문학비평', '본문비평', '양식비평', '역사비평', '자료비평', '편집비평', '서사비평' 등 다양한 연구 방법들이 있다. 이들 연구 방법은 과학적 연구 방법의 하나로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성경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연구 방법들은 성경의 내용을 보다 깊고, 온전히 이해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성경의 원본은 오래 전에 소실 되었고, 이제는 사본만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의 내용을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복원 - 성경의 필사 과정에서 혹시 모를 필사가들의 오류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 하고, 그것을 통해 성경 내용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그 연구들의 노력과 가치를 높이 평가 할 만하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로 비평학은 많은 비판과 거부의 대상이 되었다.
'자료비평'의 경우 성경 본문의 맥락을 해체하고, 특정 구절 혹은 문단에 집중하였다. 성경의 내용보다는 출처를 문제 삼았기 때문에 성경의 메시지를 깨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양식비평'과 '편집비평' 등의 경우에도 그 방식과 내용으로 인해 많은 비판에 직면 했다. 한때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었다. 비평학이 거부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일부 보수적인 신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신학교에서는 비평학을 가르칠 정도로 대부분 그것을 허용하고 있다. 과연 성경을 어디까지 과학적으로 연구하고, 분석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긴 하지만 비평학을 적절히 이용하면 성경을 더 알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복음서 이야기와 신학'
이 책은 성서비평학 중 '서사비평' 방식으로 네 복음서를 살펴보고 있다. 1장 서론에서는 복음서 연구의 중요성과 복음서 장르와 성격, 그리고 복음서 해석 등 복음서와 관계된 기본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2 ~ 5장에서 네 복음서를 하나하나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의 특이점이 있다면 본문 배열을 들 수 있다. 신약성경에는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의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마가, 마태, 누가, 요한복음 순으로 연구한다. 그 이유는 최근 비평학에서는 마가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된 복음서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 또한 그 순서를 따른 것이다. 그외에 눈에 띄는 점은 공관복음서를 세 복음서 - 저자는 마태, 마가, 누가복음을 공관복음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세 복음서라고 부르는 게 더 의미가 맞다고 본다. - 로 부르는 것 등이 있다.
성서비평학을 조금이라도는 접해 본 이라면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사비평', 그것으로 인한 본문의 내용이 다소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다른 연구 방법에 비해 거창하거나 무척 과심을 끄는 과학적 분석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은 신앙서적에 담겨 있는 것과 같은, 복음서에서 교훈적인 신학적 메시지들을 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복음서를 면밀한 학문적 입장에서가 아닌 신앙적으로 읽기 위한 보조 자료로 삼으면 내용이 나름 흥미롭게 느껴질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과 함께 발전한 비평학은 물론 장점도 있지만 단점 또한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그것의 다양한 연구 방법, 과학적인 분석은 일부 신학자들에 의해 악용 되었다. 다시 말해서 그들에 의해 성경을 비판하고, 부정하는 도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비평학은 비록 유용한 면도 있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다루어야 할 연구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