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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빛 아래서 성령님을 아는 지식
크리스토퍼 라이트 지음, 홍종락 옮김 / 성서유니온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20세기 초에 등장한 오순절 운동으로 인해 성령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성령님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물론 그 이전에도 몇몇 사람들을 통해 성령님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성부 하나님이나 성자 하나님에 비해 그리 조명 받지 못했다. 그분은 수줍은 얼굴을 하고 계신 분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외면 당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사람들이 그분께도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성경적인 은사주의로 인해 성령님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성경을 통해 성령님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역에 맞게 성령님을 만들어 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성경을 통해 성령님의 능력과 역사하심 등을 살펴보려는 노력을 보이긴 했지만 매우 한정적인 부분, 신약에서도 특히 은사 부분에 한해서만 연구했다. 따라서 성령님에 대한 몰이해와 왜곡이 발생하게 되었다.
'구약의 빛 아래서 성령님을 아는 지식'
본서는 성경, 특히 구약에 나타난 성령님을 살펴보고 있다. 구약에서는 성령님을 뭐라 말하고,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성령님은 무엇을 하셨는지 알아본다. 성령님은 구약에서 파편적으로 언급되므로 본서에서는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그분을 살펴본다. '창조하시는 영', '능력 주시는 영', '예언의 영', '기름 부으시는 영', '오실 영' 이렇게 성령님의 5가지 대표 사역을 통해 그분의 행하심을 알아본다.
이 책의 장점은 성령님의 행하심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본다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 성경 속 인물을 살펴본다. 성령님께서 사람에게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성령님이 역사하시는 사람은 어떠한 성품과 행동을 보이는지를 본다. 이것을 통해 각자 자신을 점검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고쳐 바른 추구로 이끌어 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학서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령론, 성령신학이 아니기 때문에 신학적 분석과 논의가 담겨 있지 않다. 구약에 나타난 성령님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기에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성령님께 집중되어 있지 않다.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다. 주로 성령님이 역사하시면, 그분을 바로 따르면 사람이 어떻게 변화되고 행동하는지를 논한다. 국내에 신약성령신학책은 많지만, 구약성령신학책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본서의 한계점인, 신학적 함의의 부족은 무척 아쉽게만 느껴진다.
어쨌든 본서는 신앙서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면에서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성령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유익을 알 수 있고, 어떻게 성령님을 모셔야 하는지 배울 수 있다. 신구약에 담긴 성령님은 같은 분이지만, 본서를 통해 성령님에 대해 신약을 통해서 느끼고 배운 바와는 다른 점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은사주의자들은 성령님의 은사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성령님을 온전히 알기 위한 노력보다는 자신들의 사역을 변호하기 위해 성령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바르지 않다. 성령님은 삼위 하나님으로서 그것보다 더 큰 능력을 갖고 계신 분이다. 단지 은사만으로 성령님을 제한할 수도, 제한해서도 안 된다.
성령님을 온전히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약의 특정 부분이 아니라 신약 전체, 그리고 구약 전체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특정 부분만으로 알게 되는 성령님에 대해는 바른 방법도, 온전한 것도 아니다. 오직 성경 전체를 통해 성령님을 알고 이해할 때에만 그분을 바르게 알 수 있고, 그분의 사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때에야 성령님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으로 섬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