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부터 말하는 것에는 ‘나의 독창적인 것이 아닌 것‘이 여럿 붙어 있습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온전한 나의 것‘이고 어느 것이 ‘빌려 온 것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내 말의 꽤 많은 부분이 ‘누군가가 지금까지 생각하거나 말한 것‘을 빌려 와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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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란 알고자 하면 알 수 있다는 뜻일 뿐, 일부러눈을 감는 것도 가능하다는 거야.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눈을 감는 정도는 너도 할 수 있잖아. 보통은 그다음에 일어날 사고가 무서워서 하지 않을 뿐이지. 그것과 같아.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눈을 감은들 아무런 피해도 없다는거지. 그래서 나는 눈을 감은 채 생활하고 있어."
전에도 ‘지루하다‘는 이유로 비슷한 설명을 했었다. 요컨대 신의 변덕이라는 것이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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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면 내 능력은 ‘구와마치가 나한테 질문하러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루야마의 어머니가 살인을저지르게 만드는 것‘에 쓰인 것처럼 들리는데,
침착한 반론에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런 거야?"
"설마." 스즈키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신치고는 어휘력이 너무 빈약하다. 언어라는 걸 인간에게 준것도 신이 아니었던가.
"나는 이 세계에 자극을 찾으러 놀러 온 거야. 불장난으로는 아무 자극도 없지."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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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신을 믿으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선생님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뭔가 깨달은 듯했다.
"신이라....... 스즈키가 반에서 그렇게 불린다고 들었다.
나쁜 뜻으로 부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깎아내리기만 하거나 반대로 너무 띄워주는 것도 결국은 따돌림으로 이어진다는 걸 명심해. 뭐든 적당히가중요한 거야. 게다가 인간은 어디까지나 인간이다. 인간을넘어선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무의식적이라 해도 방종의 증거야. 선생님도 운 좋게 이런 체격을 타고났지만, 남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했기 때문에 유도를 잘할 수 있게 된 거야. 이상한 꿈에 기대 노력을 포기하면 글러먹고 말아."
미하타 선생님은 한 손을 핸들에서 떼고 내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듣고 싶은 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다.
"선생님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
나를 대신해 반대쪽에 있는 사요코가 물었다.
"아니, 믿는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한뒤 천명을 기다린다‘는 의미라면 말이야."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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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은 무서워?"
사요코가 눈을 가늘게 뜨며 비웃듯 웃었다. 금방이라도핏자국을 밟고 지나갈 듯한 기세였다.
"전혀 안 무서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자주 말씀하셨어. 진짜 무서운 건사람이고, 그 외엔 무서울 게 아무것도 없다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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