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에 찌든 유도복을 입고 교외의 한적한 서점에 서 있는다이스케. 기합 소리로 시끄러운 유도장 한쪽 편에서 귀마개를 한 채 책을 읽는 카노코. 그리고 보통의 학생은 들를수 없을 것 같은 재즈 바에서 논 알코올 음료를 마시고 있는나. 서점은 오래전부터 나의 안식처였고, 유도장은 다이스케,재즈 바는 카노코의 단골집이었다. - P32
그 뒤로는 다시 다이스케가 변명하듯 말을 이어 나갔다."카노코는 항상 너무 조용하단 말이지. 나는 균형을 맞추려 말을 자주 하는 편이고. 하지만 말이야. 이렇게 지나치게극과 극만 있으면 피곤하거든. 그런데 너는 내가 보기에 이중에서도 가장 균형이 잡혀 있는 사람이야. 키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지. 머리가 길지도 짧지도 않고, 행동도 아주균형이 있어. 급하지도, 느긋하지도 않아. 게다가 목소리도그래. 아주 마음에 들어." - P28
하지만 얼마 뒤, 멀리서 들려오는 버스의 힘겨운 정차 소리에 이런 생각조차 한순간 파도의 거품이 되어 사그라들자,신기하게도 노트 위 희미하게 남아있는 자국들이 점차 만져지기 시작했다. 오래된 기억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손끝으로 더듬어 보는 것이라고 했던가.물론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기억을 되새겨 보는 일에서 그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사이 내 어깨위로 더 많은 시간들이 들러붙어, 분명 전보다도 깊은 발자국을 낼 것을 안다.그러니 나는 누군가 한 번쯤 그 발자국을 따라 걷고, 그해변의 끝에서 당시의 우리를 만나길. 또, 오랜 포옹을 나누고 조금이나마 온기를 나눠 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며이 글을 다시 한번 옮겨 적으려 한다. - P12
<새의 선물>, <빛의 과거>를 잇는 시간의 3부작이라는 말에 냉큼 구입했다.
안나와 경선, 같은 해 같은 집에서 태어났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많았던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내가 타인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이었는지 돌아보게 한다.
2026.8.17.
p.s : 쉬는 날 학교에서 다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