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는 두 사람의 대화가 흘러가는 방식이 너무나도 홍미로웠다. 처음에 도이치의 손을 잡아끈 남자는 셰익스피어가책이 아닌 실생활에서 글의 소재를 얻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선생님‘도 일단은 그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화제는 이내 ‘선생님‘ 자신에게로 옮겨갔고, 손을 잡아끈 남자의 의견에 대한 반론으로 때로는 책에서 인용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반드시인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차분하게 거듭 말했다. 그런 다음 토론은 예술의 모방·인용·전통성이라는 처음과는 정반대 지점에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선생님이라고 불린 사람도 도이치의 손을 잡아끈 남자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 기색이었고, 서로가 납득한 듯이 웃고 있었다. - P11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이치에게는 ‘샐러드 아저씨‘ 활동에 열정을 쏟았던 시절부터 인터넷상에 무언가를 쓰는모든 활동을 생리적으로 꺼리는 면이 있었다. 그에게 그곳은잼적 세계도 샐러드적 세계도 아닌, 말하자면 오물 쓰레기통처럼 여겨졌다(다소 완곡하게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이 말을 어느 토크쇼에서 했더니 도이치를 향해 악성 댓글이 쏟아져서 그 생각이 한층 굳어지기도했다). 그래서 아내가 수동적으로 인터넷을 보는 것은 그나마괜찮았지만, 그 안에 섞여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 생각을 떨쳐내려고 TV를 틀자 영화 <멋진 인생>이 나와서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 P1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인간은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다. 이는 괴테 만년의 사상과도 일맥상통한다. 괴테는 본인이 천재였으니 한 천재가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걸 믿고 싶었을 터다. 하지만 자기 혼자서는 아무리 애써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그래서 ‘모든 것은 이미 말해졌다‘로 태세를 바꾸었다. 일테면 셰익스피어에 의해, 또는 바로 아랫세대인 홈볼트에 의해, 전통이라는 거대한 나무에 자신을 접목함으로써괴테는 자기도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었던 게아닐까? - P10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 사람은 말이야." 요한이 말했다. "명언을 인용할 때그게 누구의 말인지 모르거나 실은 본인이 생각해 낸 말일 때도 일단 ‘괴테가 말하기를‘이라고 덧붙여 둬. 왜냐하면 괴테는모든 것을 말했거든.‘ - P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통 구경하는 사회>를 여는 추천사에는 ‘고통의 문해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것은 말 그대로 고통을 해석할 수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고통에 공감하며 마음을 포갤 수 있는능력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지요. 조금 더 확장해보면 고통의행간을 읽는 능력, 즉 그 사이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다른 고통이 없나 찾아보는 능력이라는 뜻도 있겠지요. 또한 고통의의미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끝없이 질문하는 능력도
‘고통의 문해력‘이라는 말속에는 포함될 것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김인정 작가의 고통의 문해력에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부러워했습니다. - P1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