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랬던 게 아냐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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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해가 뉘엿뉘엿 내려가고 있는 늦은 오후였는데도 아직 새것이나다름없는 종이를 보니 아침부터 만들어 붙여 놓았을 책방 사장님의 마음 씀씀이가 괜히 마음이 쓰였다. 결국 난 가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가 종이 하나를 뜯어 호주머니 속에 얼른 집어넣었다. 내일도, 그 다음 날에도 외로운 책방 문을 열고 자리에 앉아 가위로 종이를 하나하나오려서 만드는 그의 작은 정성이 계속될 수 있도록.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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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랬던 게 아냐
멍작가(강지명) 지음 / 북스토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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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때때로 달콤한 맛을 찾는다.
화가 나고 스트레스가 쌓일 때, 여기저기 상처 난 마음에 작은 위로가 필요할 때, 그리고 마치 이 넓은 세상에 나 혼자인 것같이 외롭고 슬플 때,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는 건 그만큼 그리워할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문득 어떤 음식을 먹다가 잊고 있던 과거의 그때의 기억으로 돌아갈 때가 있다.
음식이란 매개체로 갑작스럽게 떠오른 그 기억이 참으로 반갑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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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수많은 창작물 속 악, 악행, 빌런에 관한 아홉 가지 쟁점
듀나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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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는 그 광택에 현혹되지 않은 채, 심연끄트머리에 서서 더욱 단호하게 그 어둠을 응시하며 심연 속 괴물이 결국 견디지 못하고 기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굴복하지 않는 시선, 쉽게 매혹되지 않는 시선, 편안하고 익숙한 방식으로만 보려 하지 않는 시선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거듭 기억해야 한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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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수많은 창작물 속 악, 악행, 빌런에 관한 아홉 가지 쟁점
듀나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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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의 두려움과 방어 심리에 휩싸인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러 나서기보다 집안에 틀어박힌 채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범인의 발걸음이 다른 데를향하기만을 바라게 되었다. "뭔가를 목격하면 문을 잠그고, 불을 끄고 침실로 들어가서 범인이 오지 않기만기도하는 것이다."(256쪽) 누군가의 비명을 듣고 도움을 주러 달려가거나 경찰에 신고하면, 범인의 다음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평범한 두려움 말이다. 맥나마라는당시 범인이 동일 지역에서 여러 건의 범행을 저지르면 서 ‘점 잇기’ 퍼즐을 짜릿하게 즐겼다고 확신한다. 사람들은 스키 마스크를 쓴 범인의 머리카락 색깔도 제대로기억하지 못해 서로 증언이 엇갈렸고, 그의 키가 큰지작은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범인은 이 지역 사람들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음을 종종 과시했다. 깊이 잠든 타인을 갑작스럽게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통제력을 충족시키곤 했던 비겁한 범죄자의 뽐내기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맞서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이들에게는 충분히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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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서사 - 수많은 창작물 속 악, 악행, 빌런에 관한 아홉 가지 쟁점
듀나 외 지음 / 돌고래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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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실은 불의한것이었음을 알게 될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이 내린 판단과 선택 역시 틀렸음을 인정하는 일,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밝혀진 그 진실이 도리어 거짓이라고 부인하는 일. 선과 악은 이 지점에서 비로소 서로의 등을 돌린다. 선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반면 악은 드러난 세계의 참모습과 진실의 빛에 놀라 암막 커튼을 휘두르고 자신의 어둠 속에안주하려는 나약함을 보인다. 데이비드는 뒤의 선택지를, 룰루는 앞의 선택지를 고른다. 이렇게 갈라선 지점부터 그들은 독자 앞에서 각자의 혼돈과 대결하며 서사를 진행해나간다. 책 전체에 걸쳐 제시되는 저자의 독서 과정은 두 명의 나르시시스트가 각자의 혼돈과 벌이는 사투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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