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지치고 숨이 막히고 현실이 생각 같지 않겠지만그 길이 원래 그래요. 고된 길을 걸으면서도 때때로 그 하루가 보람차고 즐거워 슬쩍 웃게 되기를, 그런 날이 생각보다많기를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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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에게도 정의되지 말자. 특히나 내게 무가치한 사람이 하는 좋지 않은 말에는 더욱. 그들에게 정의되지도, 한정되지도 말자. 나를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이며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해야할 필요가 있다면 나를 가장 잘 알고, 나를 가장 아끼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자.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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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왜 이렇게 못생겼어?"
엄마는 단호하게 답한다.
"넌 못생기지 않았어."
어기는 엄마의 말을 믿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사람이니까 당연히 그런 대답을 하리라.
"엄마는 내 엄마니까 그러는 거잖아."
엄마는 의아한 얼굴로 되묻는다.
"내 생각은 엄마라서 안 중요해?"
"안 중요해!"
여기까지는 나도 어기의 편, ‘그래, 엄마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지. 제 새끼 예쁘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어. 그런데엄마의 다음 대사에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엄마의 생각이니까 제일 중요한 거야.
내가 널 제일 잘 아니까"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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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 책 얘기로 돌아와, 책을 내고 책에 대한 평을듣고 내 글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게 많다. 내가 어떤글을 쓰는 사람인지, 어떤 글을 쓸 수 있고 쓸 수 없는지, 내가 좋아하는 글은 어떤 것인지. 앞의 예시에서 말한 것처럼나는 ‘깊이에의 강요‘ 같은 스타일의 번역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멋이 없더라도, 그놈의 ‘깊이‘가 없더라도 ‘깊이를 향한강박‘ 같은 스타일의 번역을 하며 글도 그런 식으로 쓴다. 번역자로서 관객들이 직관적으로 의미를 이해하도록 번역문을써온 게 20년이다. 시간이라는 물리적 제약이 있는 영상을주로 번역했기에 더 그런 성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럴까 내 글도 다소 직관적이다. 당연히도 내 글은 내 번역을닮았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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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우리는 일종의 방어 기제를 발달시킨 게 아닐까? 화낼 준비를 하는 것, 그것은 어쩌면 나를 보호하기위한 무의식적 방어 기제일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먼저 화를내야 상처받지 않는다는 착각, 먼저 공격해야 방어에 유리하다는 계산. 이런 사고방식이 우리도 모르는 새 일상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 것만 같다. 더군다나 한국은 경쟁이 치열한 사회다. 입시, 취업, 승진, 결혼, 육아, 심지어 가난까지 줄을 세우는 나라 아닌가. 삶의 모든 장면이 마치 전쟁터 같다.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항상 긴장하고, 경계하고, 때로는 공격적인 태도를 취한다. 그런 태도가 마치 폭발직전의 화산처럼, 언제나 화낼 준비가 된 모습으로 실체화한것은 아닌지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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