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프리랜서이지만, 마지막 회사에 다닐 때 우울함이 정점을 찍은 때가 있었다. 너무 힘들었던 날,
술도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소주를 사와 홀짝홀짝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봄동이는 내가 우는시눔을 해도, 장난으로 털보와 투닥투닥하는 시늉을 해도 절대 속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 눈물 한 방울흘리지 않았는데 온갖 장난감을 모아 오고 내 몸에 궁둥이를 꼭 붙여 앉았다.
내가 진짜 힘들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네가 말을 할 줄 안다면 분명히 힘내라고 말해 줬을 텐데…그날 밤, 야근으로 늦는 털보를 기다리며 토실토실한 봄동이를 하염없이 끌어안고 있었다.
가만히 건네는 위로가 참 고마운 귀여운 나의 강아지.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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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다 보면 예기치 않게 가게에 들어가 뭔가를 사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어쩔 수 없을 때만가게 바로 앞 가로수나 시설물에 줄을 짧게 묶어 두고 후다닥 다녀온다.
어느 눈오던 겨울날, 급히 무언가를 사느라 묶어두고 유리창으로 계속 지켜봤더니 가만히 앉아 나를지켜보는 봄동이 머리 위에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것이 아닌가!
찰나의 순간이라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게 아쉬울 만큼 귀엽고 애틋한 장면이었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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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이를 데려오기전에는 ‘안방 출입금지 ‘침대 사수‘를 다짐했는데, 마음이 약해졌는지 첩보가봄동이를 자꾸만 침대에 올려 주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척나무랐었는데, 나와 털보 사이에 누워 몸을꼭 붙이고 코를 골며 잠든 강아지의 따뜻한 콧김을 알게 된 이후론 도저히 침대에서 내쫓지 못하게 됐다.
이어 상대를 자신의 보금자리로 인식해 버린 봄동이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침대에서 궁굼 자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다른 일로 바쁠 때 먼저 자고 싶으면 불 꺼진 안방으로 어슬렁어슬렁 들어가 먼저 누워 자고있을 때도 했다. 두 성인과 유치원생만 한 강아지를 견뎌내고 있는 우리 침대 힘을 내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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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동이는 정말 눈치가 빠르다. 특히 자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기가 막히게 한다.
길을 가다가도 자신과 2초 이상 눈을 마주치며 웃는 사람은 ‘날 좋아해.‘라고 판단하고,
바로 방향을 틀어 인사하거나 냄새를 맡는 등 애교를 부린다. 특히 이렇게 귀여워해 주는 사람이여성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런지 남자보다 여자를 훨씬 편히 여기는 게 확연히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정말 공평한 마인드 같다.
‘날 귀여워해주면 나도 널 사랑할 거야!‘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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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읽었다. 

남동생의 죽음과 유산 상속을 처리하기 위해 전 여친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맛있는 음식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그런 류의 뻔한 얘기라 생각했는데, 끝까지 읽은 지금 내가 생각지도 못한 결론에 도달했다. 


사람마다 저마다 인생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고, 

그 누구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겠구나 싶다. 

그리고, 자신의 삶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구원해야 한다는 사실...


20260429


p.s : <퍼펙트 데이즈>를 보고, 청소하는 걸 제2의 직업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는데, 이 소설을 보고 '카프네' 같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진심으로 요리하는 걸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청소와 요리가 누군가의 무너진 삶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참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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