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프리랜서이지만, 마지막 회사에 다닐 때 우울함이 정점을 찍은 때가 있었다. 너무 힘들었던 날,
술도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소주를 사와 홀짝홀짝 마시며 멍하니 앉아 있었다. 봄동이는 내가 우는시눔을 해도, 장난으로 털보와 투닥투닥하는 시늉을 해도 절대 속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 눈물 한 방울흘리지 않았는데 온갖 장난감을 모아 오고 내 몸에 궁둥이를 꼭 붙여 앉았다.
내가 진짜 힘들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네가 말을 할 줄 안다면 분명히 힘내라고 말해 줬을 텐데…그날 밤, 야근으로 늦는 털보를 기다리며 토실토실한 봄동이를 하염없이 끌어안고 있었다.
가만히 건네는 위로가 참 고마운 귀여운 나의 강아지. - P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