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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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재희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재회했다. 그녀는 입국장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트렁크를 내팽개친 채 달려와 나를 안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담배 냄새를 맡으며 나는 비로소 우리가 다시 함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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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날들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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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김 여사는 눈을 뜬다. 전면 창으로 스며든 첫 햇살이 뺨을 간질인 탓이다. 상쾌한 웃음이 번진다. 꿈도 없는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아침은 갓 태어난 것처럼 새롭다. 인생이란 얼마나 경이로운가. 매일 잠을 통해 인간은 죽음과탄생을 반복한다. 죽음과 친숙해져야 할 나이지만 김 여사는 햇살과 더불어 새로 탄생하는 이런 날들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게 내심 억울하고 섭섭하다. 뜨겁지도 부시지도 않은 첫 햇살에 눈 뜨는 기분, 게으른 자들은 절대 알지 못하는 김 여사만의 작은 행복이다. 사실 이런 행복을맛보기 시작한 게 아주 오래된 것은 아니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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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날들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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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정 봐주며 살아야지. 안 그래, 작가 선생?"
가진 것도 없는 주제에 오지랖 넓은 것 또한 그는 이해할수가 없다. 땅을 닮아 넉넉한 품성을 가졌거든 없는 설움을애먼 남에게 풀지를 말든가, 마누라 동생을 건드리지 말든가. 기본적인 예의도 윤리도 없으면서 웬 돼먹지 않은 훈계란 말인가. 그러면서 그는 뭔가 억울하다. 내 사정은 누가봐주나.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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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날들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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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파도 파도 끝이 없다. 일을 하는 순간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을 지워야 한다. 농사일과는 다르다. 아무리 넓은논도 밭도 끝은 보인다. 끝까지 갈 일이 아득해도 하다 보면 어느 샌가 끝이 나 있곤 했다. 그는 고추 따기가 가장 싫었다. 계집처럼 쭈그려 앉아 고추를 따다 보면 허리가 끊어지거니와 무슨 놈의 고랑이 그렇게 긴지, 검푸른 고추 터널의 끝 부근에서 어룽거리는 빛 때문에 아득히 현기증이 일었다. 고추 딸 때가 다가오면 온종일 술에 취한 듯 세상이어지러워 차일피일 핑계거리를 만들었고, 꼭지가 말라들즈음에야 그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집을 나섰다. 벼룩처럼 들러붙어 등골을 뽑아먹는 자식들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지게를 내던지고 훌훌 세상으로 날아가고 싶었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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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날들
정지아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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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너는 아는 것 많아 좋기도 하겠다. 예순 넘으면 잘난놈이나 못난 놈이나 똑같고, 일흔 넘으면 배운 놈이나 못배운 놈이나 똑같고, 여든 넘으면 산 놈이나 죽은 놈이나똑같다더라."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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