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라곤 해도 삶이 대단히 바뀌진 않았고, 회사원으로 겨우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기분이었다. 내게 큰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지도 않았고, 정작 내가 살만하다고 느끼는 날엔 전혀 통하지 않으니 그저 조금 덜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정신력이든, 체력이든 한 번씩 바닥을 쳐서 ‘여기서 그만 다 내려놓을까?‘ 싶을 때마다 죽지도 못하게 했다. 초능력이 없던 삶이 너무 피곤했던 탓에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을 때쯤 대학 시절 꽤 붙어 다녔던 친구들의 단체 톡방에 메시지가 하나 올라왔다. - P87
"그럼 이제 ・・・ 우린 어떡해요?"..."우리는 이제 밥을 먹으면 되겠죠?"눈과 입에 허탈하지만 그보다 편할 수 없는 미소를 띠며그녀가 나를 보았다."굳이 책임을 지고 싶다면 바꿀 수 없는 지나간 일에 매달릴 게 아니라, 우리가 이 수주를 따냈다면 얻었을 예상 매출규모 정도의 다른 일을 찾아서 그걸 달성하면 되겠죠? 결국회사라는 건 성과와 숫자로 나를 증명하는 곳이니까. 그 이상의 책임감이나 죄책감은 느끼지 않아도 돼요. 그래야 회사에서 버티죠."그녀의 똑 부러지는 말을 듣고 나니 이기적인 듯한 그녀의행동들이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나에게 영리하다 못해 얄밉게 보였던 것들도 결국 한낱 평범한 직장인의 단면이었다니. 아니 어쩌면 가장 똑똑한 회사원인 걸까? - P67
안예은은 K팝스타에서 처음 본 가수였고, 독특한 음색과 작사, 작곡으로 자신의 색깔을 잘 드러내는 싱어송라이터라 생각했다. 그 뒤로도 <문어의 꿈>이나 드라마 주제곡, <창귀> 등을 들으며 다양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녀에 대해 궁금함이 생겨 에세이를 읽었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용감하고 씩씩하고 참 좋은 사람인 것 같다.
20221001
허지웅의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구입했다. 예상대로 책 내용이 맘에 들었다. <버티는 삶에 대하여>를 읽었을 땐 그저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가 많아서 논리적이지만 사람의 말과 글이 뾰족하구나 생각했는데, 큰 병을 앓고 나서 그의 글이 변하더니 요번 책은 더 깊어지고 따뜻해졌다.
나도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20220924
요즘 책들 중에서 만원 이하의 책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하면서 제목에 이끌려 구입했고, 내용은 독특했다.
신인작가라서 문장이나 스토리의 흐름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신선함이 살아있다.
좋아하는 장르물은 아니지만 눈여겨 볼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2022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