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라곤 해도 삶이 대단히 바뀌진 않았고, 회사원으로 겨우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생명력을 연장하는 기분이었다. 내게 큰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지도 않았고, 정작 내가 살만하다고 느끼는 날엔 전혀 통하지 않으니 그저 조금 덜 아등바등하며 살았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정신력이든, 체력이든 한 번씩 바닥을 쳐서 ‘여기서 그만 다 내려놓을까?‘ 싶을 때마다 죽지도 못하게 했다. 초능력이 없던 삶이 너무 피곤했던 탓에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을 때쯤 대학 시절 꽤 붙어 다녔던 친구들의 단체 톡방에 메시지가 하나 올라왔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