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제 ・・・ 우린 어떡해요?"
...
"우리는 이제 밥을 먹으면 되겠죠?"
눈과 입에 허탈하지만 그보다 편할 수 없는 미소를 띠며그녀가 나를 보았다.
"굳이 책임을 지고 싶다면 바꿀 수 없는 지나간 일에 매달릴 게 아니라, 우리가 이 수주를 따냈다면 얻었을 예상 매출규모 정도의 다른 일을 찾아서 그걸 달성하면 되겠죠? 결국회사라는 건 성과와 숫자로 나를 증명하는 곳이니까. 그 이상의 책임감이나 죄책감은 느끼지 않아도 돼요. 그래야 회사에서 버티죠."
그녀의 똑 부러지는 말을 듣고 나니 이기적인 듯한 그녀의행동들이 이해가 될 것도 같았다. 나에게 영리하다 못해 얄밉게 보였던 것들도 결국 한낱 평범한 직장인의 단면이었다니. 아니 어쩌면 가장 똑똑한 회사원인 걸까?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