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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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인생이지 않아?"
슬그머니 소란의 불씨를 지펴 놓고 어느새 본인은 쏙 빠져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던 세미가 간만에 목소리를 내었다. 은호와 도희는 반사적으로 세미를 보았다. 하지만세미는 그들을 보지 않고, 사람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떠난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모두를 저렇게 웃게 만들고 있잖아."
그렇게 말하는 세미 역시 웃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수빈에 대해 즐겁게 떠드는 사람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짓고 있었다. 은호와 도희는 그런 세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자 잠시 뒤, 세미가 천천히 두 사람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생긋, 조금 전보다 밝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수빈이는 잘 살았어. 너희는 그것만 기억하고 떠나면 돼."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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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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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수빈은 교복 차림이었다. 사진을 찍는 시점에 바람이 불었는지 하얀 셔츠와 검은 머리칼이 나풀거렸다. 멋대로흩날리는 앞머리가 자연스럽게 띄운 미소와 잘 어울렸다. 수빈은 남의 개업식 날 뭐가 그리 즐거웠는지, 누구보다, 심지어아저씨보다 표정이 밝았는데, 특별히 눈웃음이 인상적이었다. 보고 있으면 함께 웃고 싶어질 만큼 무해하고 예뻤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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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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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은 침묵 속에서 그는 자기가 해야 하는 말을, 늘 생각했지만 한 번도 하지 못했던 말을 생각하고 있다. "말도 안 되게들리리라는 거 아는데." 그가 입을 열자, 윌럼이 그를 쳐다본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도, 난 여전히 내가불구라는 생각이 안 들어. 그러니까 내 말은, 불구인 건 알아.
그렇다는 건 안다고. 불구가 아니었던 시간보다 불구로 산게두 배는 더 되니까. 그게 네가 알아온 내 모습이지. 도움이 필요한, 그런 사람으로. 하지만 내 기억 속엔 뛸 수 있었던 사람, 원할 때마다 걸을 수 있었던 사람이었던 내가 있어.
불구가 된 사람들은 다들 뭘 빼앗긴 것같이 생각할 거야. 하지만 난 늘 그랬어. 불구인 걸 인정해버리면, 트레일러 박사에게 패배를 인정하면, 그가 내 삶의 모습을 규정하게 만들어버릴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래서 아닌 척하는 거야. 그 사람을 만나기 전의 나인 척하는 거야. 그게 논리적이지도, 실제적이지도않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게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것도 알아.
미안해. 내가 아닌 척하고 있는 대가를 네가 치르고 있는 걸 알아. 그래서, 그만두려고." 그는 심호흡을 하고, 눈을 감았다 뜬다. "난 불구야." 그는 말한다. "난 장애인이야." 정말 바보 같지만, 울음이 터질 것 같다. 그는 결국 마흔일곱이고, 이걸 스스로 인정하는 데 32년이 걸렸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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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프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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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하지만 이해 못하겠어, 에이미? 당신은 틀렸어. 모든다 주는 관계는 없어. ‘어떤‘ 것들만 주는 거라고. 누군가에게서바라는 것들을 다-예를 들어, 성적으로 잘 맞는다거나 대화가잘 통한다거나 경제적 지원이라거나 지적 관심사가 잘 맞는다거나, 상냥하다거나, 충실하다거나 생각해보고 그중 세 개만택해야 하는 거야. ‘세 개‘, 바로 그거야. 아주 운이 좋으면 어쩌면 네 개를 가질 수도 있겠지. 나머지는 딴 데서 찾을 수밖에 없어. 원하는 걸 다 주는 사람을 찾는 건 영화 속에서나 있는 일이야. 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잖아. 현실세계에서는 남은 인생에서 그중 어떤 세 가지를 가지고 살고 싶은지 파악하고, 그걸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야. 그게 진짜 인생이라고. 그게 함정인 걸 모르겠어? 계속 모든 걸 다 찾으려 하다가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하게 될 거야.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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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여름에 내가 닿을게 창비교육 성장소설 12
안세화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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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나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만일 그때 인사도없이 떠난 그를 잡았다면, 바다로 가지 못하게 막았다면, 살릴수 있었을까? 그랬다면 뭐가 달라졌을까? 나는, 아니 우리는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그 인생은 지금보다 나았을까?‘
부질없는 생각들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와중에 문득 이런 질문 하나가 두둥실 떠오른다.
‘그날 그가 살려 준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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