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바다라면, 이별은 산이다. 그것도 겨울산이다.
이별은 10박 11일 동안 겨울산을 혼자 오르는 일이다. 외롭고 추운 건 물론이고 그보다 더 강력한 증거들이 우리를 훑고 지나간다.
이별이란 게, 그게, 참, 그렇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열흘 뒤엔어느 정도는 나아질 거라는 것이며, 이러니저러니해도 분명한 성장을 거칠 거라는 것.
미끄러지는 산을 오르고 또 오르는 것은 그만큼으로 잊기 위한 것이다. 도무지 앞으로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경사와 싸우는 것도 그 한사람을 잘 보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어쩌면 그 사람도 반대편에서산을 타고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P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