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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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자아완전한 자아는 완벽한 자아가 아니다. 완벽한 팀장에 대한 강박 대신, 멋있는 팀원이 되고 싶다는 욕구 대신, 솔직한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터에 나가자. 나는 완벽한 팀장이 아니라서 매 순간 팀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다. 매 순간 조금 더 나아질 기회를 얻고 있다. 다름 아닌 팀원들이 나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다. 기쁘게도. 다행스럽게도,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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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로 건너가는 법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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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돈같은건 중요하지 않다는 표정으로 매 순간 살았지만, 사실 돈이 중요했다. 한 달을 다니면 한 달치 월급을 받았고 그건 한달치 밥과 술과 집과 버스와 영화와 데이트와 취미와 수다와 즐거움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으니까. 돈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지는않았지만, 누구 앞에서건 돈 이야기를 하는 건 여전히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돈이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그 모든 세계가 좋았다. 친구가 시험에 붙었을 때 회전초밥집에 데리고 갈 수 있어서 좋았고,
점에서 책 두세 권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 남자친구에게 밥도 사고 커피도 사고 술도 살 수 있어서 좋았고, 하루에 몰아서 영화를 네 편이나 봤는데도 잔고 걱정이 없어서 좋았다. 겨우그거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겨우 그게 나에겐 대단한 사치였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진짜 사치는 어차피 내 꿈속에 없었다. 다음 달이면 다음 달 월급이 들어오고, 그건 다음 달 치 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놀랍도록 안전한 꿈이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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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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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런 적은 없었다. 평생 누우면 바로 잠들었고, 아침이면1초 만에 벌떡 일어났다. 나의 잠자는 능력은 신통방통한 구석이 있어서 친구들은 내가 잠에 빠져드는 속도에 탄복을 금치 못했고, 아무리 시끄러워도 깨지 않는 능력엔 부러움을 퍼부었다. 심지어 낮에 조금 피곤하다 싶으면 회사 책상이든 택시 안이든 바로 잠들었고 10분도 안 되어서 번쩍 눈을 뜨고 100퍼센트 충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 나는 그야말로 공인된 잠신이었다. 이걸 과거형으로 쓰는 까닭은 그 능력의 상당 부분을 팀장이 되고 난 후에 잃어버렸기때문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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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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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마찬가지다. 한 번 쉬지도 않고, 19년을 직장인으로 일하며 자라는 중이다. 물론 이건 단 한 번도 내 인생 계획에 없었던 일이다. 왜 그렇게 오래 회사를 다녔냐고 묻는다면 답을 오래 고를 것같다. 딱 하나의 답이라는 게 있을까? 월급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고, 가끔 얻는 성취감이 달콤했던 것도 사실이다. 글을 쓰는 직업이 나에게 잘 맞았던 것도 사실이고, 팀 사람들과 함께 뭔가를 이룬경험이 짜릿했던 것도 사실이다. 동시에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어서 이불 속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도 사실이고, 자존감을 바닥에 떨어트리는 말들에 마음이 100미터 아래로 추락하는 것도 사실이다.
입버릇처럼 곧 회사를 그만둘 거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 입버릇을 이제는 아무도 안 믿게 된 것도 사실이다. 결국 내가 답할수있는 건 단 하나뿐인 것 같다. 나는 그만두지 않았다는 답. 내 일로매일을 건너가고 있다는 답.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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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추천마법사에 이 책이 떴을 때도


옆에 앉은 짝꿍샘이 신간이라고 나에게 권했을 때도


제목 보고는 얼마전 유행한 드라마를 떠올리며 


피식 웃곤 넘겼다. 


그러다가 어느 날, 맘이 바뀌어 구입했는데...


첫 문장부터 허걱했다. 


'아버지가 죽었다'로 시작하는 소설에 


장례 3일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라니...


게다가 그 아버지가 빨치산이란다. 


잘 읽히지만 구절구절 작가가 빨치산의 딸로서 살면서 본 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몰랐던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사상이나 이념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였다. 


'사람이 오죽하면 글겄냐'는 말이 목에 가시처럼 박힌다. 


그런 마음이면 이해못할 사람도 없지 않을까싶다. 


20221112


덧붙여: 이 책 슬픈 장면도 아닌데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 ㅠㅠ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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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수 2023-06-11 0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 임승수라고 합니다. 이번에 제가 쓴 인문에세이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출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진심을 담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썼지만 딱히 홍보할 방법이 없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저자가 이렇게 직접 나서게 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책 여러 권을 가방에 넣고 무작정 지하철에 올라 승객분들에게 직접 육성으로 알리고 싶은 심정입니다(그래서는 안 되겠지만요). 갑작스러운 댓글에 불편하셨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여러 일로 바쁘시겠지만 1분 정도만 시간을 내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문득 제 신간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의 내용이 <아버지의 해방일지> 21세기 실사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아버지가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로서 신념을 버리지 않고 살아오면서 생긴 독특한 인간관계와 에피소드가 있듯이, 두 딸의 아빠이자 반백살의 남성인 저도 30년째 사회주의자로 살아오면서 그런 삶을 견지했을 때만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하지 않은 사건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 사회주의자가 된 이후 인생이라는 여행의 경로가 대폭 변경되었습니다. 가치관이 바뀌다 보니 갈림길에서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인데요. 글치였던 공대생 출신이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서는 느닷없이 마르크스주의 책을 쓰는 작가가 되고, 선거 날 투표할 때면 지지율이 1%도 안 되는 후보에게 거침없이 한 표를 행사하고, 뜬금없이 와인에 홀딱 빠져서는 대한민국 검사뿐만 아니라 노동 조합 간부들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인생 경로는 명승지 투어 같이 잘 차려진 패키지 여행과는 결이 달라서, 오지 탐험에서나 맞닥뜨릴 돌발 장면들이 순간순간 펼쳐졌습니다.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에는 제가 사회주의자라는 여행 경로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이 경로를 선택했을 때만 접할 수 있는 풍경, 경험할 수 있는 사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전히 이 여행이 제법 맘에 들어서 설사 구부러질지언정 부러지지 않고 사회주의자로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 이야기에 공감하리라 기대한다면 과욕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오지 탐험 여행서 같은 흥미진진함을 제공하리라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쓴 건 아닙니다. 그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삶이 생각보다 괜찮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썼습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으셨다면 제 책도 ‘실사판’으로서 무척 흥미롭게 읽으시리라 확신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권의 여행서를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주기를 바랍니다. 아래에는 출판사의 책소개 일부를 발췌해서 옮깁니다. 귀중한 시간 할애해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침 혁명가 세 명(카를 마르크스, 로자 룩셈부르크, 체 게바라)의 이름이 새겨진 흑단 연필 3종 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한정 수량이라 선착순으로 제공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인터넷서점 링크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9181643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7534357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430088

”우리는 과연 사회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사실 사회주의는 생각보다 훨씬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 스며들어있다. 일례로 전 세계가 주목한 코로나19 감염병 대처 방식도 지극히 사회주의식이었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공 재원과 행정력을 동원해 감염병에 대처했으며 코로나 진단 검사와 치료를 누구나 무상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보건 의료 정책과 더불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공립학교, 국공립어린이집, 무상 급식, 공공 임대 주택, 부자 증세 등등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복지 및 재분배 정책은 모두 사회주의적 성격을 가졌다. 그런데 복지를 확대하길 원하면서도 왜 사회주의에는 유독 반감을 가질까?

저자는 사람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본격적으로 해소한다. 이를 위해 자본주의가 대세이면서 동시에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30년 차 사회주의자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아낌없이 들려준다. 또한 자본주의의 은폐된 착취 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를 해설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과 최후를 통찰한다.

사회주의로의 강요는 없다. 다만 질문이 시작될 뿐이다. 최악의 빈부 격차, 극심한 이윤 지상주의, 유례없는 환경 파괴,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가 지배하고 있는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나갈 것인지. 증오와 배척, 불평등와 불공정 너머의 세계를 꿈꾸며, 우리 삶의 지표에 진중한 화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