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 말대로라면 누가 남겠는가?"
"제가 원하는 세상이 제 수명 안에 오지 않음을 이해하는자들은 남을 겁니다. 본디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속을 태우는 게 무엇이든 지르밟고, 어차피 태어났으니 허깨비는 되지않으려 무릅써야지요."
"‘어차피‘라? ‘허깨비‘라?" - P1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흰 매를 굳이 웅덩이 같은 곳에 보낼 필요가 있을까 싶어물은 것이지."
고고한 일만을 맡을 생각은 없었다. 자은은 허리에 찬 검을내려다보곤 고개를 저었다.
"매의 깃털은 진창에 닿아도 쉬이 젖지 않더이다. 이대로맡겨주시지요." - P9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사람으로서의 자은은 하지 않을 일을, 관직에 있는 자은이라면 망설임 없이 할 것이었다. 거인의 손가락 중 하나이기에 어딘가 구름 속에 있는 머리가 시키는 대로 행했을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더 큰 힘에 종속되어버렸다. 그 힘을 끌어 쓸수 있는 대신 본연의 모습과는 멀어지고 있었다. 스스로만 느끼는 줄 알았더니 곁의 인곤도 알아챈 모양이었다.
"그래, 예전이면 몰라도 지금의 자네라면 그보다 나쁠 수있었음을 이해하겠지.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에는 위로도 아래로도 끝이 없네. 그 틈새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나는 운을 충분히 누린 거야. 그러니 그저 햇빛에 매일 감사할뿐, 지나간 날들을 곱씹지 않아."
금성을 떠나지 않은 미은이라면 믿었을 말을, 자은은 믿지않았다.
"어떤 궤를 벗어난 일을 겪고 나면・・・・・・ 사람의 마음에 어둠이 남네. 이제 와선 자네 앞에서 세상 불행을 다 끌어안은 척했던 게 부끄럽지만, 나는 조금 굶었던 것만으로 안쪽에 어둠이 고였어. 음식을 삼키면 뱃속에서 그 그림자도 함께 흔들리지. 자네 안에 그런 게 남지 않았을 리가 없어. 자네의 늘 웃는얼굴은 일종의 마개인가보군." - P7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지 않나?"
"또 뭐가?"
"백제와 신라의 골이 그토록 깊은데, 이 남녀는 함께 밤을보내다 죽었다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나라와 나라의 골 따위아무것도 아니지."
"죽은 사람들을 재밌어하다니 자네는 늘 웃고 있지만 성정이차."
자은이 고개를 내둘렀다.
"그에 반해 자네는 웃지 않지만 차지 않지. 사람들이 우리둘의 성정을 거꾸로 판단하는 게 가끔 재밌네." - P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읽는 이 중에 군자가 되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습니까? 읽음은 결국 어짊에 다다르기 위한 것이지요."
"누구나 군자가 되려 한다......"
위험한 말을 해버린 것인지, 자은은 가슴께가 조여들었다.
기왕 위험해진 김에 속내를 뚜렷이 내비쳐보기로 했다.
"선현들에 대해 읽으니 깨달음을 얻기 위해 초야에 묻혀 재상의 자리도 피한 이들이 많았더이다. 제게 주어진 것이 재상의 자리는 아니나, 제 그릇을 모르고 덜컥 일을 맡아 무엇도베지 못하고 있음이 부끄럽사옵니다." - P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