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이 중에 군자가 되고 싶지 않은 이가 있겠습니까? 읽음은 결국 어짊에 다다르기 위한 것이지요."
"누구나 군자가 되려 한다......"
위험한 말을 해버린 것인지, 자은은 가슴께가 조여들었다.
기왕 위험해진 김에 속내를 뚜렷이 내비쳐보기로 했다.
"선현들에 대해 읽으니 깨달음을 얻기 위해 초야에 묻혀 재상의 자리도 피한 이들이 많았더이다. 제게 주어진 것이 재상의 자리는 아니나, 제 그릇을 모르고 덜컥 일을 맡아 무엇도베지 못하고 있음이 부끄럽사옵니다." - 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