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랑 작가는 내가 엄청 좋아하는 작가가 아닌데도 그녀의 신작이 나오면 꼭 읽는 편이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무한한 상상력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신라판 'X-파일'의 탄생.


스컬리와 멀더를 기대한다. 


202406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학교 음악샘이 추천해 준 책이라 냉큼 읽었다. 


난 운명적 문과라 유시민이 왜 과학을 공부하게 되었는지 진입하는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나랑 너무 유사해서...


나의 책 읽기는 소설이나 에세이에 편중되어 있어서 의도적으로 과학이나 수학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애쓰지만, 읽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리고 그 속에서도 이야기만 좋아하는 나 자신이 보인다. 


그래도 수학이나 과학적 사고가 내 편향된 사고의 틀을 깨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오래 걸려도 읽기를 멈추지 말아야겠다. 


202408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쓸신잡'에서 유현준 교수를 처음 보고는 


그가 가진 건축 얘기가 흥미로워 책을 선택했다. 


보통 말은 잘해도 글은 재미없는 경우가 많아서


살짝 망설이며, 거기서 소개하는 첫 책은 패쓰했는데, 


이 책을 보고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을 통해 인간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삶이 나아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그의 글이 참 좋다. 


3장 힙합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이유는 진짜 재미있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실내에서 야구 모자를 쓰는 학생을 버릇없다 생각했는데...


그에게는 그만의 공간이 필요했던 거다. 


사람을 이해하게 만드는 유현준 교수의 글이 참 좋다. 


2024051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우는 어려서부터 지우개를 좋아했다. 작고 말랑한데다한 손에 쏙 들어오고 값도 비싸지 않아서였다. 훌쩍 키가 자란 뒤에도 지우는 종종 우울에 빠져들 때면 손에 미술용 떡지우개를 쥐고 굴렸다. 그러면 어디선가 옅은 수평선이 나타나 가슴을 지그시 눌러주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대단히 훌륭한 사람은 될 수 없어도 그럭저럭 무난하고 무탈한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일었다. 물론 그런 기분은 잠시뿐이고, 나쁜 일은 계속 일어나며, 사람들은 쉽게잊는다는 걸 알았지만. 스스로에게 희망이나 사랑을 줄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해 지우는 자신에게 겨우 ‘할일‘을 줬다. 그중 하나가 연필 가루 위에 연필 가루를 얹는 일, 선위에 또다른 선을 보태는 일이었다. 지우는 그걸 몇 시간이고 할 수 있었다. - P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정형의 삶 (양장) - 김민철 파리 산문집
김민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안전은 우연이다. 우연히 내가 저기에 없었고, 우연히 누군가가 거기에 있었다. 우연히 내가 안전하고, 우연히 누군가가 위험에 처했다. 일상이라 단단히 믿고 있던 지반이,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이 모든 순간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 나의 안전은 얼마나 수많은 우연이 결합해서 기적적으로 찾아온것인지. 이 안전에 필연은 없다. 도서관에서 읽던 책에 세월호이야기가 나와서 결국 울었던 며칠 전이 생각났다. 수많은 생이 가라앉는 순간을 모두 같이 목도한 기억이 우리에겐 있다.
이태원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몇 겹으로 짓눌린 날들도 있다. 오래 아팠고, 오래 슬펐고, 오래도록 죄스러운 날들이있었다. 나의 안전은 당연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을 일상이라 부르며 이것을 당연한 듯 누리고 있지만 이것은 특별한 것. 투명하도록 얇고 우연한 안전이 손에 만져졌다. 나의 안전이 누군가의 위험을 담보로 한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누리는 모든 말짱한 생활이 말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를 향한 건지도알 수 없는 미안함이 밀려왔다. 더는 음악 속에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창문을 열고,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의 안전을 빌었다. 그렇게 창가에 밤늦도록 앉아 있던 밤이 있었다. - P2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