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밤 (리커버)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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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엉망진창이었다.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을 마주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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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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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도착하면 그다음은요?"
"그다음에는 다른 펭귄들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야지. 바다에서는 바람보다도 빨리 달릴 수 있어서 먼 곳도 금방 갈 수 있대."
"노든은 지금도 바람보다 빨리 달릴 수 있잖아요."
"글쎄, 그것도 옛날 얘기지. 이젠 다리가 아파서 바람보다 빨리달릴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괜찮아요. 노든도 바다에 가면 다시 바람보다 빨리 달릴 수있을 거예요."
노든은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바다에 도착하면, 나는 더는 같이 갈 수 없어. 너 혼자 가야돼."
"걱정 마세요. 혼자서도 잘 갈 수 있어요."
나는 그때, 헤어짐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단지 바다에 도착하는 상상으로 들떠 있었다. 그래서 한껏 거들먹거리면서 자신 있게 대답했던 것 같다. 그런 나를 노든은 진심으로 대견스러워했다.
"치쿠와 윔보가 자랑스러워할 거야."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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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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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쿠는 품고 있던 알을 노든의 다리에 맞대며 물었다.
"따뜻하지?"
"아빠가 되는 건, 어렵지?"
"쉬우면서 어렵지."
"나도 곧 아빠가 될 텐데, 그래도 네가 있어서 다행이다."
노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치쿠가 아빠가 되는 일에 자신이 별 도움이 못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다시 모래를 떨고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 노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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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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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여기 있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보야. 엊저녁은 내가알을 품을 차례였어. 보는 내 왼편에서 자고 있었고, 그런데 웜보가 자리를 바꾸자고 했어. 보는 언제나 내 오른쪽에 있어야마음을 놓았거든. 내가 오른쪽 눈을 다쳐서 말이야. 그래서 웜보가 나랑 자리를 바꿔서 나대신 알을 품었어. 평소랑 달랐던건 그것뿐이었단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어. 정말눈 깜짝할 사이였어. 오른쪽을 돌아보니까, 보가, 윔보가………피투성이였어. 보는・・・・・・ 커다란 철봉에 깔려 있었어. 알은 웜보가 몸으로 감싸고 있었던 덕에 무사했어. 나는 윔보의 품속에서 알을 꺼내서, 거기서 도망쳐 나왔어. 보는 아직 죽지 않았는데, 우리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어. 윔보랑 눈을 마주쳤는데, 그게 다였어."
그날 밤, 노든과 치쿠는 잠들지 못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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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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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젠가 노든에게, 그때 고아원을 나오기로 한 선택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훌륭한 코끼리는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 나도 예전 일들을 수없이 돌이켜 보고는 해. 그러면 후회스러운 일들이 떠오르지. 하지만 말이야, 내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 그때 바깥세상으로 나온 것도 후회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야."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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