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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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행은 뭐랄까, 당황스러운 선물 같다. 이를테면 인도 문화에 심취한 친구가 동묘 시장에서 사다준 거대한 코끼리 조각상 같은 날 위해 준비했다니일단 고맙게 받긴 했지만 그래서 도대체 이걸로 뭘해야 할지 모르겠고, 우리 집엔 이걸 놓을 만한 공간도 없고, 내가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코끼리 조각상을 집에 들여놓고 아침저녁으로쓰다듬을 정도까지는 아닌데…………. 다 떠나서 집까지 들고 가기에 그 망할 코끼리는 너무 무겁다. 여행이란 게 내게는 그렇다. 이런저런 이유로 부담스럽지만 싫다고 말하기는 왠지 눈치가 보인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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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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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순 냄새 풍기고 가삐리드니, 이제 여그 다 잊은 거가?"
할머니는 할머니대로, 청각장애가 있는 나는 나대로, 안들리는 귀로 통화하며 각자 할 말만 소리소리 질렀다. 어쨌든서로 건강하라는 말을 나누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원망 섞인 할머니 목소리가 귓속에 맴돌아 한달음에 평창으로 달려갔다. 내 집 놔두고 할머니 집으로 간 나는 할머니와 한 이불덮고 아랫목에서 자고, 할아버지는 윗목에서 혼자 주무셨다.
왁자한 밤이다. 몸 좋아지면 다시 와 살 거라고, 집 팔지 않겠다고 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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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 이순자 유고 산문집
이순자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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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때 쓸 사진을 찾다가 생전에 어머니가 준비해둔 심폐소생술과 연명치료 거부 의사 증서를 발견했습니다. 시신기증처와 자녀들의 연락처를 밝힌 종이 하단에는 "사람들 번거롭게 오가는 일 없길 바랍니다"라는 단 한 줄이 쓰여 있었지요. 그 바람과 달리, 많은 분들께서 어머니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러 찾아오셨습니다. 어머니와의 추억을 도란도란나누고, 서로를 위로하며, 깊이 애도했습니다. 그분들 기억 속의 어머니는 유쾌하고 긍정적인 분이셨으며, 당신이 더 가난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찾아 살피는 이였지요. 어느새 장례식장은 웃음이 결례가 되지 않는 곳, 슬픔이나 무거움이 앉을새 없이 따뜻한 마음이 오가는 동네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진심 가득한 위로와 애도 덕분에 어머니를 추억하며 보내드릴수 있었어요.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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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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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란 뭘까?
아니, 질문을 바꿔야 한다.
대체 여자에게 서른이란 무엇일까?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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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 내 마음대로 고립되고 연결되고 싶은 실내형 인간의 세계
하현 지음 / 비에이블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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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이 특별하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거짓말 같아요. 모두가 소중할 수는 있어도 모두가 특별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아버렸거든요. 그렇다면 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평범한 나로도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요즘 제가 가장 열심인 일은 바로 이것입니다. 달걀 프라이 옆에서도기죽지 않는 명랑하고 씩씩한 달래양념장이 되고싶어요.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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