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체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7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와우,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도 벌써 일곱권째다. 본인은 참 근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1人인데, 이렇게 시리즈를 몇달씩 기다려 가면서 읽는 스스로의 근성에 박수를...(쿨럭) 사실 재미가 없으면 근성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을테지만, 재미있으니까 기다리고, 읽게 되는 거지. 다른 이유는 없다. 난 재미없는 건 질색이라서.

이번 수키 시리즈는 좀 차분한 편이다. 다른 편에 비해서 말이지. 그래서 조금 심심할 뻔 했지만, 의외로 에릭과 수키사이에 찌리리릿 하는 무언가가 생겨나서 엄청 흥분해버렸다. (니가 흥분하면 어쩔.. ㅡㅡ^)

일단 표지를 보자. 금발 머리 뱀파이어는 에릭, 그리고 그 등에 매달린 건 수키다. 호오, 에릭과 수키.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제까지의 시리즈들의 배경은 죄다 검푸른 색으로 밤을 표현했는데, 이번 표지 배경은 황금색, 즉 낮이란 소리다. 수키는 인간이니 상관없다 쳐도 에릭은 햇빛 아래에 서면 타죽는데?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수키와 에릭이 맺어지기도 전에 에릭이 어떻게 되면 난 절대 이 책을 보지 않으리~~ 하고 결심한 상태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이 책을 펼쳤다. 근데, 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려면 중후반부에 들어가야 했으니 그야말로 애가 타고 속이 탔었지.

일단 평범해 보이는 수키의 일상 이야기 먼저 해볼까. 수키네 오빠는 표범 인간과 급결혼식을 올렸고, 수키는 마녀 아멜리아와 아멜리아가 변신시킨 고양이 밥과 동거중이다. 수키와 지금 만나고 있는 변신능력자 호랑이 인간 퀸과의 연애는 알콩달콩하다 못해 열렬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퀸이 워낙 바쁘다 보니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게 흠이다. 수키의 첫사랑이자 빌어먹을 이름없는 뱀파이어가 된 빌은 새로운 여자친구를 만나 연애중인데, 이 여자가 한골치 썩게 만드는 인물이다. 제발 이 여자가 수키 앞에서 알짱대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어이, 거기 이름없는 뱀파이어, 당신 여자친구 단속 좀 잘 하시지? (전 개인적으로 빌을 아주 싫어하는 1人입니다)

여전히 다망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수키앞에 팸이 나타나 에릭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고 보면 팸은 뱀파이어라서 인간들 일에 그다지 상관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수키 일이라면 마음을 많이 쓰는 멋진 뱀파이어다. (좋은... 이란 형용사는 도저히 못붙이겠습니다. 좀 무섭거든요.) 수키는 팸을 통해 듣는 에릭의 이야기에 갈등하지만 지금 자신이 좋아하는 건 호랑이 인간 퀸이라고 못박는다.  

수키는 이번에 루이지애나의 여왕인 소피 - 앤의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재판이 벌어질 뱀파이어 정상회담에 참석해야 한다. 그때의 유일한 생존 목격자가 바로 인간인 수키인 것이다. 오, 수키, 넌 도대체 늘 이런 곤란한 상황에만 처하게 되는지. 하여튼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기때문에 수키는 루이지애나 뱀파이어들과 함께 로즈에 있는 뱀파이어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여왕을 고발한 뱀파이어가 살해당하고, 폭발물이 발견되는 등 여전히 수키가 가는 곳에서는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위험한 일이 일상다반사로 도사리고 있다.

게다가 뱀파이어들과의 교감 능력을 더 높이기 위해 수키는 또다시 뱀파이어의 피를 마셔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런 상황이 퀸에게 달가울리 없겠지만, 일단 수키는 뱀파이어를 위해 일하기 위해 로즈에 왔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에릭의 피를 마시게 된다. 벌써 세번째. 보통 세번이라고 하면 무언가 큰 변화가 도사리고 있는 전환점이 된다. 그것이 수키를 압박해 올 줄이야. 그래도 안드레와 피를 교환하는 것보단 에릭이 낫지 않나, 수키? 안드레는... 나도 정말 싫거든. 어쨌거나 이 일을 통해 수키와 에릭은 더욱더 서로에게 가까워진다. 미묘한 변화까지 서로 감지할 수 있는 데다가, 예전에는 엿볼 수 없었던 뱀파이어들의 생각까지도 엿볼 수 있게 된다. 헉, 이것은 완벽한 핀치. 

소피 - 앤의 재판은 의외로 쉽게 해결. 하지만 누군가 증인인 수키를 노리고 있었다. 도대체 누가? 수키는 그 범인 색출을 위해 수사(?)에 나서지만 누군가 증거를 없애고 다니고 있다. 하지만 위험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뱀파이어 호텔에 있는 모든 뱀파이어와 그들에게 협조하고 있는 인간들을 노리는 계획이!  

아놔, 태양공동체, 또 나오셨구려. 예전에 수키를 거의 죽게 만들었던 그 태양공동체 맞다. 그들의 목적은 인간이 아닌 모든 이들을 이 세상에서 없애는 것이다. 물론 인간이 아닌 존재들에게 협력하는 인간도 그들의 적이다. 하지만 너무 큰 일을 벌였다. 도대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태양공동체가 그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은 나오지만 그후의 일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는 걸 봐서는 나중에 대대적인 전쟁이 있을지도. 일단은 뱀파이어들이 너무 많은 타격을 받아 자신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겠지. 에릭과 팸을 비롯해 여왕들, 왕들, 그리고 많은 뱀파이어들과 그곳에 있던 인간들이 수키와 또다른 텔레파시 능력자 배리에 의해 도움을 받고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많은 타격을 받은 뱀파이어들이 또다른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들 내부를 정비하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릴 듯 싶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7권인『우리는 시체들』에는 또다시 새로운 존재들이 등장한다. 다른 세상에서 건너온 고대의 마녀가 판관으로 뱀파이어 법정에 왔고, 역시 다른 세상에서 온 브리틀링겐이 수호자로 인디애나 왕을 수호했다. 고대의 마녀는 역시 고대 뱀파이어라는데, 브리틀링겐은 잘 모르겠다. 그외는 특이한 존재는 더이상 안나온 듯. 이미 너무 많이 나와서 그것만 해도 열손가락을 두번 정도 꼽아야 하니 차라리 고맙다.

또다른 흥미로운 점은 퀸의 과거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 호랑이 인간인데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참 가슴 아팠다. 그가 뱀파이어를 싫어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달까. 그런데 수키가 에릭이 이번에 또 피를 교환하는 걸 목격했으니, 심란하겠지. 난 퀸도 괜찮지만, 그래도 에릭을 가장 좋아하기 때문에 역시 수키와 커플을 맺어 주고 싶은 건 에릭이다. 그래서 퀸에겐 좀 미안하지만 수키를 포기하라고 말해주고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번에 퀸은 수키를 위해 두 가지 힘든 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특히 마지막 일은 뱀파이어를 완전히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선택이었는데 말이지. 에휴. 어쨌거나 얼른 회복하길...

마지막으로 에릭과 수키의 관계를 좀 생각해 보면 이들 사이에 큰 진전은 없어 보이지만 수키가 에릭과 피를 세번 교환함으로써 서로의 정신적 유대가 여느때보다 강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에릭도 이제까지는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고 숨겨왔었지만 슬슬 본심을 드러내고 있는 게 보인다. 수키의 경우 지금은 퀸을 좋아하지만, 그 겨울날 에릭을 사랑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못한다. 물론 그때의 에릭은 지금과는 다른 에릭이었으니 스스로 에릭을 사랑한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여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에릭도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이 둘이 연결되는 건 아무래도 더 시간이 걸릴 듯 싶기는 한다. 에릭, 얼른 회복해서 당신의 진심을 전해 봐. 당신이 자존심도 강하고 너무 오랫동안 뱀파이어 생활을 해와서 이런 감정에 쉽게 익숙해지지 못하겠지만, 당신은 분명 수키를 사랑하고 있는 게 맞다구. 좀더 자각했으면 좋겠어. 

수키와 에릭이 서로 사랑한다고 말할 날이 오긴 하는 걸까. 
한 걸음씩만 서로 다가가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수키, 에릭의 본심을 당장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해도 방문을 취소하는 일만은 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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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13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악~~~~ 희망찬샘님이 선물로 주신 책이란 말입니다^^
오늘 당장! 시작해야겠습니다~
퀸도 좋지만 필요할때 멀리있는 넘 그닥 유지하기 힘듭니다...사랑은 타이밍이닷^^;
특히 기억을 하든 못하든 그 여름의 그 에릭이 가까이 있다면~~~

제 맘같아서는 수키가 그냥 어장관리 좀 하고 그랬으면 하는 사소한 소망이 있어요ㅋㅋ

스즈야 2011-05-13 15:28   좋아요 0 | URL
오, 선물로 받으셨군요. ^^
저 이 시리즈 정말 좋아합니다. 뱀파이어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책에 속합니다. 좀 많긴하지만요... ㅎㅎㅎ 얼른 읽어 보셔요.

그쵸.. 저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랑은 좀 싫어요. 맨날 만나야하는 이유는 없지만 몇달에 한 번은 쫌 글쵸..

제가 잠시 착각을... 여름이 아니라 겨울이었어요. 아마도 제가 그때 리뷰제목을 <수키의 한겨울밤의 꿈> 이라고 했던 것 같아요. (확인은 안하고 기억저장소만 뒤지고 있는 ... 어쩔 ㅡㅡ^)

저도 그래요. 약삭빠른 어장관리녀는 싫어하지만 수키는 좀 해줬으면 한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