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아의 그림이 더 좋지만 그 덕분인지 신간이 나오면 꼭 사보게 된다. 글이 잔잔하고 고요해서 읽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그것이 임진아 글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팥 음식 이야기는 붕어빵에서 시작해 무한대로 확장된다. 겨울에 읽기 딱 좋은 에세이.
‘김민정의 1월‘이라는 열두 명 시인의 릴레이 책 중 첫 책. 기획력이 뛰어난 책이다. 시, 에세이부터 편지, 인터뷰 등 글의 형식이 참으로 다양하다. 날짜는 오늘 날짜이기도 하고 특별한 사람의 기일이기도 하고 생일이기도 하다. 고 박지선부터 김화영, 고 허수경, 최승자, 고아성, 고 황병기까지 그 인물들도 참 다양하다. 김화영 번역가 인터뷰 중 요즘은 독자가 다 저자가 된 듯 하다고, 그럼 독자 역할은 누가 하냐는 그의 지적이 와닿았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독자로서의 위치가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지적이었다. 모두 저자가 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골라서 꾸준히 읽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으니까. 새해에 읽기에 맞춤인, 표지도 정갈하고 고운 책.
‘방황‘이라는 화두로 모인 소설들. 워낙 유명한 작가들 작품이 모여있어 읽다보면 다 전에 읽은 작품이었다. 정지아 작품만 빼고. 이런 책들은 작가들이 인세 관련해서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창비에서는 시리즈로 기획하고 계속 출간하는 듯하다. 용도가 무엇일까? 그래도 덕분에 안 읽었던 박민정 작가의 몇몇 책들도 읽어볼 마음을 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