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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 Perfect Strangers (Paperback)
리안 모리아티 / MACMILLAN USA EXPORT MM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이 외딴 숙소에 열흘 동안 갇혔다는 설정은 샤리 레피나 소설에도 나오고 여기저기 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설정이다. 살인이 이루어지려나 무슨 일이 일어날까 등등의 궁금증으로 읽어내려갔지만 440페이지 중 150페이지까지는 배경과 상황 설명 뿐이었다. 장황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을 드라마 시즌 2까지 다 보고 나서 그녀의 소설을 이제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허즈번드 시크릿은 애저녁에 판권이 팔렸으나 영화화 되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지만 이 책은 곧 니콜 키드만이 드라마 제작에 들어간다고 한다. 빅 리틀 라이의 성공으로 이 작품도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것 같은데 빅 리틀 라이와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리안 모리아티 작품의 공통점은..드라마로 만들어졌을 때는 더 괜찮아질지 모르지만 소설로서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가장 큰 특징은 장르 규정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모든 작품을 한 장르로 규정하고 그에 따라 작품을 해석해야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저것 마구 뒤섞인 느낌의 작품을 읽어내려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 180페이지 정도에 뭔가 집중할 만한 이야기가 나오나 싶더니 좀 진부하게 진행되나 싶었고 그때마다 여지없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말하자면 반전이 계속 되었으나 그 반전이 뭔가 충격적이고 매력적인 것이 아니라 뭔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이 많았다. 그다지 새롭다는 느낌도 없었고. 또 악인도 유형이라는 것이 있는데 리안 모리아티의 악인은 나쁜 사람이지만 그래도 왜 악인일 수밖에 없었나 하는 일말의 동정심을 유발하게 되는 일면이 전혀 없는 그저 싫고 나쁘기만 한 사람, 왠지 꺼려지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특이한 악인 캐릭터라고나 할까. 악인은 영원한 악인, 선인은 영원한 선인이라거나, 권선징악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그런 일련의 고정관념을 깨지만 불쾌하게 깨는 이상하고 괴상한 작품이었다. 많이 과대평가 되었다는 느낌도 받았고. 미국 소설의 대부분이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지만 이 작품처럼 드라마화 되었을 때 정말 더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은 소설이 있을까 싶다. 특히나 결말이 그렇다. 그냥 드라마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는 느낌이었다.
아홉 명의 완벽한 타인들이 결국은 서로를 좀 더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게 된다는 이야기로 줄이기에는 이 소설은 자질구레한 다른 것들이 너무나 많고 이 줄거리 자체 또한 매우 진부하다. 그렇기에 디테일을 장황하게 이것저것 갖다붙인 것일 수도 있는데..허즈번드 시크릿도 궁금하지만 왠지 책이나 영화를 보지 않을 것 같다.
리안 모리아티에 대한 궁금증은 여기까지일 것 같다. 그나마 이 작품은 440페이지이지만 허즈번드 시크릿이나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역시 소설은 350페이지 미만, 300페이지 미만이 바람직하다는 나의 견해가 매우 적절하다는 증명을 이 책이 다시 한 번 더 하게 해준 셈이다. 문체도 인상적이지 않고 내용도 전혀 새롭지 않은데도 인기가 많다니 신기하다. 베스트셀러가 베스트북은 아니라지만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있는데 말이다. 바야흐로 미디어 시대라 이런 작품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일까. 장르로 굳이 구분하자면 만담소설 정도가 아닐까 싶다. 리안 모리아티의 만담..뭔가 유쾌하지 않은 만담이라..특이하다. 빅 리틀 라이에서 상습적으로 아내를 폭행하는 니콜 키드만 남편 캐릭터도 리안 모리아티의 악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too disturbing charcter 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리안 모리아티 소설에는 뭔가 음습한 것들이 많다. 약물 중독에 대한 미화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이래저래 미묘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