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주의 단편집. '82년생 김지영'에서 더 나아가 모든 세대의 여성의 삶을 아우르고 있다. 여성들의 이야기, 피상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이들의 삶을 구체화했다.
읽다 보니 최근에 봤던 '흰 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 도 떠올랐다. 노년의 삶, 여성 노인의 삶도 더 주목받아야 할 것이다.
20대 보다 많은 60대, 30대 보다 많은 50대라고 했던가. 독자층을 고려해서라도 50,60대 이후의 여성의 삶이 더 조명받아야 하지만 젊은 세대도 함께 아울러야 한다는 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쓴 것'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오로라의 밤'이 가장 좋았다. 며느리로서의 역할, 시어머니로서의 역할, 친정 엄마로서의 역할, 딸로서의 역할, 또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보이는(?) 여성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작위적으로 남성이 배제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출'에서도 주제를 말하기 위해 작위적인 환경을 설정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또 몇몇 작품에서 언급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는 대목도 있어서 부자연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읽는 자는 쓰는 자를 능가할 수 없기에.. 이런 주제를 이렇게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의 솜씨가 부럽기만 하다.
조남주는 천상 이야기꾼이라는 것은 자명하고, 이런 작가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의 성장을 기대하고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