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방시다'로 김민섭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고 잇달아 '아무튼, 망원동', '대리사회'를 재미있게 보았다. '나는 지방시다'로 대학 사회를 나오게 된 작가는(이때도 대학강사직과 맥도날드사원으로 일하기를 비교해서 지식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 이전까지는 이런 이야기를 아무도 안 했던 듯하다.) 직접 대리기사 일을 하면서 이 사회를 '대리사회'라 진단하는 책을 출간했다. 그의 프로젝트-본인의 생계도 해결하고 르포에 준하는 성격의 글을 쓰기에 적합한 일을 직접 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신선했다. 하지만 이후에 나온 책들은 왠지 훈계조로 느껴져 잘 읽어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김민섭찾기'의 그 김민섭이 내가 알던 그 작가 김민섭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고(우리집에는 티비가 없고 티비 프로그램에 거의 관심이 없으며 다음이나 네이버에 뜨는 기사를 거의 읽지 않는다) 그 에피소드가 담긴 책이 바로 이 책'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라는 것을 알게 되어 급히 찾아 읽게 되었다.
김민섭 작가는 시대를 읽고 그 시대의 첨단에 서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가령 저렴한 저가항공권 구매,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헌혈, 달리기나 체중 감량, 교통사고로 인한 소송 등-을 추진하며 그 일련의 과정들을 촘촘하게 관찰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진단과 풀이, 전망을 내놓는다. 내가 좋아했던 전작들 '나는 지방시다'와 '대리사회'처럼 이 책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특히나 김민섭 찾기는 그 다운 일화였고 감동적이었고 어쩌면 김민섭만이, 김민섭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다음에는 어떤 일화로 어떤 새로운 시도로 이 시대를 진단하고 풀이하고 전망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