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평점 :
첨에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에 등장하는 하쿠나 마타타가 떠올랐는데 자세히 보니 하쿠다는 제주도 말로 하겠습니다란 말이더군요 여하튼 걱정이 없다는 하쿠나 마타타가 하쿠다 대신 들어가도 내용적으로 충분히 말이 될 것 같네요
그럼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하쿠타 사진관 북리뷰 스타트합니다

요즘 특정 장소가 들어가는 소설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무슨 무슨 서점 또는 식당등 다양한 장소와 공간들이 소설속 배경으로 등장하죠 이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느낌까지도 들곤 합니다
심지어 어떤 책은 소설속 장소가 겹치니깐 전혀 다른 책인데도 내용적으로 서로 헷갈리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하쿠다 사진관 책을 처음 받았을때 사진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공 즉 사진관 사장과 교감하면 고민이 해결이 반복되는 내용이 아닐까 나름 예상하면서 첫 페이지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뻔한 루틴은 아니더군요

일단 이 책은 제주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열일합니다 제주도가 갖는 풍경적인 느낌이나 분위기를 최대한 소설속에 묘사하려고 작가분이 많은 노력을 기울렸고 그 노력탓인지 읽는 독자들도 실제로 여행가서 느끼는 리얼감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제주도가 갖는 다양한 느낌들을 공유받을 수 있었습니다
책 앞에 나온 지도 보고 대왕 물꾸럭 마을이 실제로 있는지 검색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가상의 마을이었죠
책속에 제주도 말을 현지 느낌으로 그대로 수록하고 바로 밑에 역주달듯이 표준어말로 표기하는 노력을 한것도 크게 한몫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만약이 소설속 배경이 제주도가 아닌 서울이나 대전이었다면 어떤 느낌의 소설이 되었을까 상상해보니 왠지 크게 부족했을 것 같네요
그만큼 제주도라는 도시가 주는 힐링 포인트가 책 전체를 감싸안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휴가시즌에 제주도 여행가는 기분으로 읽으면 딱일 것 같네요
사진관이 배경이기에 사진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의외로 요리 관련 내용도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미각적인 만족도도 상당했고 읽다보면 배가 고파지기도 했습니다
내용적으로 좀더 파고들면 이건 전적으로 저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여자 주인공과 관련된 과거속 트라우마가 너무 과했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좀더 소프트한 수준에서 보여줘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각각의 에피소드속 내용이나 인물묘사들은 좋았고 눈이 안 보이는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 이야기인 보이지 않는 사진은 마음이 짠했습니다
재미와 힐링이 적절히 조화된 기분 좋아하지는 한국소설을 오래간만에 만난 것 같네요
그리도 허태연 작가의 책을 하쿠다 사진관으로 처음 접하신 독자분들은 이 작가의 이전작품인 플라멩코 추는 남자도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저 개인적으로 플라멩코보다 이 책이 더 좋았습니다
좀더 내용적으로 단단해진 느낌을 많이 받았고 무엇보다 제주도의 오감을 이렇게 잘 표현한 소설책은 처음이었습니다
물론 플라멩코 추는 남자도 여러 부분에 있어서 읽은 가치는 충분히 있는 한국소설이죠
영상화 판권도 팔렸다고 나와있던데 ott 또는 극장에서 영상으로 만나게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네요
과연 어떤 감성의 영화가 되었을지 특히 소설속 주인공 67세 노인역을 어떤 배우가 맡게 될지도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