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자마자 사건과 인물이 보이는 세계사 연대기
아즈하타 가즈유키 지음, 한세희 옮김 / 보누스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계사를 처음 배울 때는 외울 것들이 너무 많아서 괴로웠던 기억이 있어요.

문제는 그냥 외웠다가는 엉뚱하게 연결되어 외우나마나 머릿속이 엉망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역사 공부에서 연대별 정리는 필수라고 볼 수 있어요. 1만 년에 이르는 방대한 세계사를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나왔네요.

《읽자마자 사건과 인물이 보이는 세계사 연대기》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주요 역사적 사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된 역사책이네요.

이 책에 수록된 주요 연대는 다음과 같아요. 기원전 7000년경에서 5세기 후반 고대 오리엔트· 지중해 세계, 기원전 1500년경에서 10세기 초 남아시아· 동아시아, 5세기 말에서 15세기 말 중세 유럽, 7세기 초반에서 18세기 말 이슬람 세계, 10세기 초반에서 18세기 후반 남아시아· 동아시아, 15세기 말에서 17세기 후반 근대 유럽, 17세기 말에서 19세기 초반 근대 유럽, 19세기 세계 (1807년~1899년), 20세기 세계 (1900년~ 1945년), 현대 세계 (1944년~2012년)까지 나와 있어요. 세계사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필요한 부분만 골라 볼 수 있어서 편리하네요.

일단 책을 펼치면 좌측 끝에 시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세기]가 BC 기원전부터 AD 기원후까지 표시되어 있어요. 왼쪽 페이지에는 연도와 사건이 나와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추가적인 해설이 나와 있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의 개요와 진행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네요. 각 장의 마지막에는 '문화사 CHECK!' 코너가 있는데, "수메르인이 만든 점토판에 새겨진 문자는? 쐐기문자(설형문자)" (20p), "피렌체 사람으로 지옥 · 연옥 · 천국의 여행을 그린 <신곡>의 저자는? 단테" (96p)와 같이 문화와 예술에 관한 퀴즈 형식이라 문제를 풀면서 지식을 쌓을 수 있네요. 중간에 핵심적인 내용들은 따로 '한눈에 파악한다!' 코너로 정리되어 있어서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어요. 세계사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과 인물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어가며 공부할 수 있어요. 부록에는 세계사 총정리 연표가 있어서 굵직하게 [BC] - [1세기] - [2세기] - [3세기] - ··· - [21세기] 주요 사건의 흐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서, 복습용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긴 잠에서 깨다 -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
정병호 지음 / 푸른숲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유골발굴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과거를 파내는 어둡고 무거운 행사가 아닙니다.

젊은 세대들이 만나 교류하고 미래를 함께 이야기하는 역동적인 현장입니다." (133p)

공공인류학의 길을 정립한 정병호 교수가 일본 현지 주민들에게 1997년 슈마리나이에서의 유골발굴 경험과 그 의미를 설명한 내용이네요.

《긴 잠에서 깨다》는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유골발굴이 새긴 기억의 공공인류학'이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이 책의 내용은 <일제 강제동원 희생자 유해발굴과 한·일 시민 평화운동 : '동아시아공동워크숍'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故 정병호 교수 구술녹취록을 바탕으로 펴낸 기억과 연대의 기록이라고 하네요. 강제노동 희생장 유골발굴에 관한 이야기 속에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막연히 반일 감정이 앞섰는데 어떻게 발굴이 시작되어 기나긴 프로젝트로 이어졌는가를 알고 나니, 역사의 교훈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네요.

"미국 대학 박사 학위 논문을 위해 일본 어린이집들을 비교하는 현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던 1989년 가을이었다. 훗카이도 시골의 작은 절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도노히라 요시히코 스님을 만났다. 매일 밤 서로의 가치관, 아동관, 보육관을 이야기하며 새벽을 맞이하곤 하던 어느 날, 도노히라 스님은 그곳에서 멀리 떨어진 산중의 한 댐 공사 현장에서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온 많은 조선 사람이 희생됐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벌써 10년째 숲속에 묻힌 유골을 찾아내 불교식으로 화장해 모시고 있다고 했다. 희생된 분들의 유족을 찾아서 유골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_ <기억과 추모의 공공인류학> 중에서 (26p)

정부 차원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시민단체의 사람들이 해냈다는 점이 놀라워요.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던 2015년, 훗카이도에서 유골발굴을 시작한 지 18년이 되었는데, 한일 양국 정부가 내놓은 과거사 입장은 다음과 같았어요. 박근혜와 아베 정부가 나서서, "과거는 덮고 미래로 가자"고 선언했고, 한국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모든 역사 문제를 덮고 넘어가려는 시도가 노골적이었어요. 유골발굴은 그저 과거의 흔적을 파내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기억 투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골 봉환을 해야 할 때라고 결정했고, '70년만의 귀향' 프로젝트에 돌입했다고 해요.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2015년 추석 무렵 일제 강제노동 조선인 희생자의 유골 115구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네요. 서울 시청 광장에서 장례식을 거행하고, 파주 서울시립묘지에 안치했으며, 이들이 안치된 납골 묘역을 '70년만의 귀향' 묘역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이후 희생자들이 살았던 고향집 어귀에 각 개인의 존재와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평화디딤돌'을 놓기 시작해 일본 각지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이름과 희생 경위를 새긴 평화디딤돌을 놓고 있다고 하네요. 동아시아 공동워크숍 활동의 영향으로 일본의 양심적인 지식인들과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2024년 가을 '슈마리나이강제노동박물관'을 건립했다고 하네요.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의 유골발굴과 유족 찾기, 그리고 '70년만의 귀향'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끈질긴 노력이 이뤄낸 결과였네요. 다만 그런 활동과 경험이 사회적 기록으로 충분히 남아 있지 않는다는 점, 워크숍에 함께했던 구성원 중에 이 주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 저자는 안타깝고 마음에 걸린다고 이야기하네요. 그래서 이 책이 가진 의미가 더 크게 느껴졌네요. 가해자의 책임은 흐려지고 피해자의 목소리는 지워진 채 과거를 묻지 않는 미래지향만을 강요하는 기이한 기억의 공백 상태에 대해, 우리 스스로 문제의식을 품고, 역사를 기억하며 오늘의 시대를 자각하고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서로 다시 연결되고 함께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미움과 분열, 갈등을 넘어서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기억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들의 발자취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나 기억해 -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달아 이 책을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인 것 같아요.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은 2020년 출간된 책인데 저는 2025년에 발견했고, 덕분에 그의 두 번째 책을 바로 만나게 된 거예요.

《언제나 기억해》의 부제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리고 폭풍우'예요.

첫 장을 펼치면 꽃밭 위에 오선지, 악보 위를 뛰노는 친구들이 그려져 있어요.


"푸른 하늘은 언제나 그대로지."

"서로가 서로의 피난처가 되지."

"새들이 부르는 노래마다 듣고 있는 누군가는 있어."


가사처럼 적혀 있는데 멜로디와 합쳐지면 어떤 노래가 될지 궁금해요. 두더지가 말하길, "넌 누구도 부를 수 없는 노래를 네 속에 가지고 있어."라고 했는데, 그건 바로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일 거예요.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은 저 역시 종종 느끼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들에게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것은 삶이 힘들기는 하지만,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말은 늘 곁에 있는 존재이며, 그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그들은 조용한 여우를 사랑합니다. 그러나 여우는 그 까닭을 의아해합니다. 두더지는 케이크를 머릿속에서 결코 떨쳐 버리지 못합니다. 그가 케이크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친구들뿐입니다. 소년은 종종 불안해하고, 그들 모두를 깊이 사랑합니다. 그는 친구들을 잃을지 몰라 몹시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성취해야 할 것이 아주 많은 것 같지만, 제 생각으로는 여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이뤄 낸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어떤 내용인지 다 알 것 같다고요? 그럴 리가요, 이 책은 그림을 봐야 진짜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어요. 다들 똑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을 봤을 때 이미 친구가 되었으니, 이번 책이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보고 싶은 친구들을 다시 만났고, 폭풍우 속에서도 잘 헤쳐 나가는 모습이 어찌나 듬직하던지, 함께라서 더 좋았네요.


"우리를 데려다줘서 고마워." 소년이 말했습니다.

"서로 기대며 온 건데 뭘." 말이 말했습니다.

"넌 내가 잃어 버린 걸 되찾아 줬어."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잃어 버린 게 뭔데?"

"경이로움."

···

"넌 정말 내게 아주 많은 걸 해줬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는 너에게 해 준 게 딱히 없는데···."

"친구가 되어줬잖아."

말이 말했습니다. "그거야말로 정말 굉장한 일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10만부 판매 기념 한정판)
찰리 맥커시 지음, 이진경 옮김 / 상상의힘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만 봤을 때는 동화책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찰리 맥커시의 그림 에세이, 굳이 분류하자면 그래픽노블이라고 하네요.

그림을 그리는 작가인 찰리 맥커시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네요.

"저는 여러분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친절을 베풀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랍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데에도 언제나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저는 이 책을 쓰며 스스로에게 종종 묻곤 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 작업을 하는 걸까? 그러나 말이 말하듯 '인생은 일단 부딪쳐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 역시 날개를 펼치고 꿈을 좇아 날아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제 꿈의 하나입니다. 저는 당신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책은 한참 전에 읽었지만 수시로 펼쳐보게 되는 책이에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새해 첫 날, 누군가는 첫 번째로 들을 음악을 고른다고 하는데 저는 첫 번째로 읽을 책을 골랐어요. 물론 음악도 빼놓진 않았죠.

첫 장면은 소년과 두더지의 만남으로 시작되네요.


"안녕."

"난 아주 작아." 두더지가 말했어요.

"그러네." 소년이 말했지요.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있고 없고는 엄청난 차이야."

"이다음에 크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친절한 사람." 소년이 대답했어요.


찰리 맥커시는 이 책을 우정에 관한 책이라고 설명해주네요. 친구들이 없었더라면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거라고 말이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생각하며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 대화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여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받으면서, 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까지 되었으니 모두 친구들 덕분인 것은 맞네요. 이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책인 것 같아요.

2026년은 병오년, 붉은 말의 해라고 하네요. 마침 이 책에도 든든한 말 친구가 등장하는데 진짜 좋은 친구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줘서, 몇 번이나 소리내어 읽었네요. 미움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랑이 있다는 걸 늘 기억하며 살아 보려고 해요.


"때때로 네게 들려오는 모든 말들이 미움에 가득 찬 말들이겠지만,

세상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이 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류시화 지음 / 수오서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류시화 시인의 시집,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는 밤 여행자들을 위한 책이에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면 더더욱 멈추지 말고 나아가야 해요. 

조금만 더, 자신을 믿고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 시집을 읽어요.

당신이 곧 시, 그러니 이제는 시 없이는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아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당신을 위한 시집이에요.




겨울 여행자는

여름 여행자보다 더

자신이 가고 있는 방향을 신뢰한다

차가운 별 아래 얼어붙은 길 걸어

어느 곳으로 나아가든

마침내는 봄에 다다를 것임을 알기에

어느 별의 가시를 밟고 걸어가든

머지않아 새벽에 이를 것임을 아는

밤의 여행자처럼

그래서 시인은

여름 여행자보다 겨울 여행자에게

낮의 여행자보다 밤의 여행자에게

시를 적어 보낸다

_ 류시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