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 - 인생의 경험치는 걸음 수에 비례한다
송현서 지음 / 시원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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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명품이 아니라 멋진 경험이라고 하잖아요.

새롭고 낯선 경험이 주는 두려움이 곧 즐거움으로 바뀌는 경우는 '여행'이 아닐까 싶어요. 혼자 떠나는 여행은 특히 초보자에겐 극강의 난이도라고 느껴질 수 있는데, 그걸 넘어본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 있는 것 같아요. 이십 대 초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오사카 여행을 갔다가 '여행은 경험의 총합'이라 믿게 되었고, '인생의 경험치는 걸음 수에 비례한다' (6p)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여행사 직원에서 좋아하는 여행을 할 수 있는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는 주인공은, 네이버 공식 여행 인플루언서로서 네이버 블로그 '뚜벅이는 윤슬'의 운영자 송현서 님이에요.

《전지적 뚜벅이 시점 세계여행》은 여행 크리에이터이자 사진작가인 송현서 님의 여행 에세이 책이에요.

우와, 저자는 175일 동안 15개국 52개 도시를 여행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첫 번째 여행지로 체코 프라하를 소개하는데, 천문시계탑이 인생 버킷리스트라서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유럽 여행지로 선택했고, 유럽에서 맞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더욱 특별한 여행이었다고 해요. 크리스마스 여행의 낭만을 이어가기 위해 체코 프라하에서 출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하는 야간열차의 일인실을 예약했다는데, 탁월한 선택인 것 같아요. 이탈리아 패렌체, 포르투갈 신트라 & 리스본, 벨기엘 브뤼셀 & 켄트,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스페인 마드리드, 크로아티아 폴리트비체 국립공원 등등 유럽 도시들의 풍경들과 여행 이야기를 보니, 제 버킷리스트에 저장할 내용들이 많네요. 저자가 꼽은 '갔어도 다시 한번'의 여행지 중에는 제 마음이랑 통하는 곳이 있는데, '마음에 담아둔다면 언제라도 이뤄질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준 장소' (242p)라는 저자의 말처럼 제게도 꿈의 여행지라서 한참 바라봤네요.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처럼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마음이거든요. 뚜벅이 여행자의 이야기를 보고 나니, 스스로에게 묻게 되네요. 지금 가장 경험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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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에 관한 탐구
리 앨런 듀가킨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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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물도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한다고요?

인간은 고도의 지능을 지닌 사회적 동물이며, 어쩌구 저쩌구... 동물보다 더 뛰어나다는 점을 주장했는데 동물 행동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동물의 사회적 네트워크와 생존의 비밀을 밝혀낸 책이 나왔네요.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는 동물 행동학자이자 진화 생물학자인 리 앨런 듀가킨 교수의 책이에요.

전 세계 야생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에 관한 최첨단 연구를 바탕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동물 이야기와 야생에서 겪는 연구자들의 파란만장한 탐구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카요 산티아고의 붉은털원숭이, 긴꼬리마나킨, 큰유황앵무, 바위너구리, 버빗원숭이, 돌고래, 흡혈박쥐, 코끼리, 검은머리박새 등 다양한 동물들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분석한 내용이 나오는데, 각각의 사례들을 보면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존 전략으로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장 의외였던 동물은 흡혈박쥐, 드라큘라의 이미지 때문에 비호감이 컸는데 배고픈 친구에게 음식을 토해서 나눠주고, 과거에 자신에게 혈액을 나눠 준 친구들에게 더 많은 혈액을 주면서 협력한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우리가 몰랐을 뿐이지, 이미 자연에서 많은 동물들이 서로 협력해 먹이를 찾는 방법을 발전시켜 왔더라고요. 재미있는 동물은 코끼리, 농작물을 훔치는 약탈자 코끼리와 가까이 지내는 젊은 코끼리는 약탈자가 될 확률이 높은데, 이는 기술을 배우고 학습한다는 의미라서, 인간들의 '끼리끼리' 네트워크,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교훈과 일치하네요. 돌고래는 거의 유일하게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동물이지만 모든 돌고래의 행동 특성은 아니고, 특별히 사회적 중개자 역할을 하는 돌고래가 따로 있다는 점이 독특하네요. 동물들이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으면서 먹이 찾기, 짝짓기, 권력 투쟁, 자기 보호, 탐색, 의사소통, 놀이, 협력, 문화 등 모든 활동이 사회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생각지도 못한 동물들까지 밀착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또한 대단하다고 느꼈네요. 기술과 도구의 발전으로 정확하게 추적하여 데이터를 확보하고, 새로운 네트워크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사회적 네트워크로 연결된 경이롭고 복잡한 동물들의 세계와 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연대와 협력이 곧 생존 전략이라는 교훈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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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세계를 위한 공부 - 이기적인 세상에서 행복한 이타주의자로 사는 법
니콜 칼리스 지음, 유라영 옮김 / 유노책주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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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 넷플OO 오징어게임 시즌3를 보면서 눈물이 왈칵 나는 순간이 있었어요.

감정이 먼저 올라왔고, 그 다음엔 먼저 봤던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던 바로 그 장면이라서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고, 본능적인 선택을 했는데, 일부 시청자들이 볼 때는 '이기심'을 본능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 같아요. 제 기준에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선택이었고,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되어 가슴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졌던 터라 그 여운이 남아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있었네요. 인간은 위기에 직면하면 반드시 최악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들을 통해 이타적 유전자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책, 《다정한 세계를 위한 공부》는 건강·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니콜 칼리스의 책이에요.

과학자들은 인간 진화에서 이타심, 협력, 친절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입증하려 노력해 왔고, 2006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의 사례 연구를 보면, "아주 어린 아이들조차도 타인의 문제 해결을 돕고자 하는 본능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67p)라고 결론지었어요. 문제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즉 스마트폰이 불러온 '외로움 팬데믹' 시대의 위기인 거예요. 유전체학 연구자인 스티브 콜 박사는 분자 수준에서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려 개발된 앱과 기술들이 오히려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을 악화시키고, 인간을 상품화하면서 서서히 인간 존재의 가치를 폄하하며 멸시하는 문화를 만든다고 경고하고 있어요. 콜은 신경가소성처럼 유전체도 가소성을 지닐 수 있다면서, 유전자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지속 가능한 삶의 변화를 실천하고, 목적의식과 자신을 돌봐 주는 공동체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네요. 하지만 유전자 발현이 대물림되기엔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는 DNA는 단 두 가닥에 불과하므로, 돌봄과 더 선한 삶의 방식을 우리 문화의 중심 가치로 삼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문화를 바꾸는 일은 사회적 개입을 통해 가능하며, 친절을 습관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해서 남 주냐?"라고 반어법으로 말할 게 아니라 "공부해서 남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남에게 다정하고, 친절과 관대함을 실천하면 개인의 건강과 사회 전체의 건강이 증진되며, 우리 모두가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다"라고 알려줘야 해요. 지금 해야 할 일은, 서로가 서로에게 친절할 거라는 신뢰를 구축하고 그 신뢰에 기대어 서로 협력하는 거예요. 수많은 친절과 다정함으로 위기에 직면한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다정한 세계를 위한 방법을 배웠네요.

"선한 일을 하세요. 선한 사람이 되세요." (3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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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 - 서울올림픽이 만든 88년 체제의 등장과 커튼콜
박해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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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특정 시기를 되짚어 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이전과는 다른 분기점으로 바라본다는 뜻일 거예요. 무엇이 왜, 어떻게 바뀌었는가.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은 사회학자 박해남의 책이에요.

우선 왜 1988년인가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어요. "1980년대를 이야기함에 있어 서울올림픽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연구 대상이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1987년 6월로 이어지는 정치적 민주화의 여정, 1980년대 초반의 외채위기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는 '3저 호황(저달러·저유가·저금리)' 그리고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그 이후 이어진 실질임금의 대폭 상승 등의 변화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의 변화를, 한국사회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들의 사고와 습속의 변화를 이야기하려면 서울올림픽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1981년 9월 30일부터 서울올림픽이 막을 내린 1988년 10월 2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경험한 변화는 오늘날의 도시적 삶과 그 기원을 이해함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18-19p)

저자는 서울올림픽이 서울과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방법으로써 공연론적 접근법, 그리고 게오르크 짐멜로부터 시작되는 문화사회학적 도시론을 채택했어요. 굉장히 학구적인 내용이지만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집중할 수 있었네요. 1988년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가 기억하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해이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거예요.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메가이벤트로서 서울올림픽을 하나의 '공연'이라는 관점에서 톺아보고 있어요. 그럴 듯한 공연을 펼쳐보이기 위해 사회구성원과 강제로 공연계약을 체결하고 그들을 공연에 동원하는 군인들의 드라마투르기가 1988년이라는 변곡점을 통해 일단락이 되었다는 점에서, '88년 체제'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이 군인을 대신해 외국인 또는 세계와 맺은 공연계약에 기초한다고 본 거예요. 한마디로 올림픽이 한국사회를 극장도시로 재구조화했다는 거예요. 올림픽 이후 신도시 주민들이 보여주는 드라마투르기는 공연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과 무대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의 갈라치기로 이어지면서,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생존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차별과 혐오로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거예요. 저자는 88년 체제의 한계를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과제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지금 시기가 공연계약을 사회계약으로 전환해가는 분기점이 아닐까 싶네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막고 연대와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들어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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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 - 어떤 순애의 기록
김지원(편안한제이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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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혼모노》 성해나 작가님, 《체공녀 강주룡》 박서련 작가님의 강력 추천!!!

과연 어떤 이야기이길래, 젊은 작가님들의 추천을 받았을까요.

우선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없을 듯 싶지만 "NO!"라면서 거부감을 표현하는 사람들에겐 비추천이네요. 이 재밌는 얘길 싫다고 우기는 사람에겐 어쩔 수 없죠. 이 책에서 들려주는 사랑은,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 있어요. 이 사랑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특정 용어가 있는데, 그건 바로 '덕후', 이들이 하는 사랑의 행위를 가리켜 '덕질'이라고 부르네요. 한때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나 언제부턴가 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덕질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고 있어요.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는 '편안한제이드' 김지원 작가님의 첫 책이자 덕질에세이라고 하네요.  "나 정도면 덕질 그렇게 심하게 하는 건 아니지."라고 말하고 다니다가 덕질을 주제로 한 책을 집필하게 됐다는 저자는 이미 덕질을 하고 있는 이들에겐 공감을, 아직 입문하지 못한 이들에겐 즐거운 덕질의 세계를 알려주고 있어요. 공공기관을 다니는 10년차 직장인으로서 절대 들키기 싫어했던 사생활이 '덕질'이라는데, 아마 다수의 덕후들이 선택하는 방식이 아닐까 싶네요. 나 좋아서 시작한 덕질인데 남들에게 알려봤자 피곤하다는 걸 진작에 깨달았다는 뜻이겠지요. 사회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어른 덕후로 살면서 저자가 세운 몇 가지 원칙은, "첫째, 현재 진행 중인 덕질은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둘째, 지나간 덕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야기를 푼다. 덕질 관련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매일 돌아오는 점심시간에 할 스몰토크 소재가 하나도 없다. 셋째, 절대로 다른 덕후를 비난하지 않는다. 용감히 회사에서 자신의 덕질을 드러낸 덕후 사원들은 (아마도) 미래의 내 지원군이다." (23-25p)라는데 매우 동의하는 바예요. 좋아하는 대상이 같다면 모를까, 상대방이 궁금해 하지 않는 덕질에 대해 떠드는 건 민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저자의 덕질 인생, 순탄하지만은 않지만 고생한 만큼 기쁨과 즐거움이 따른다는 점, 무엇보다도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고, 나를 사랑하게 만들었다고 하니, 진심으로 응원하네요. 이건 몰래 덕질 중인 수많은 덕후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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