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터월드 - 알고리즘이 찍어내는 똑같은 세상
카일 차이카 지음, 김익성 옮김 / 미래의창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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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많은 변화들을 알아채지 못할 때가 있어요.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에요. 알고리즘은 보통 추천 알고리즘의 줄임말로 우리가 구글 검색으로 찾아보는 웹사이트나 페이스북 피드, 넷플릭스가 추천하는 영화나 틱톡이 제시하는 개인 맞춤형 영상 피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 보여주는 게시물의 순서, 인터넷 어디서나 우리를 따라다니는 광고 등 모든 것과 연관되어 있어요. 우리 삶에 깊숙히 침투한 알고리즘의 정체를 밝혀낸 책이 나왔어요.

《필터월드》는 언론인이자 비평가인 카일 차이카의 책이에요. 저자는 <뉴요커>의 전속 작가로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소셜 미디어가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 알고리즘이 우리의 모든 것을 서서히 장악해나가는 현실을 지켜봤고 그 내용을 이 책에 담아냈어요. 카일 차이카는 방대하고 널리 분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얽혀 있는 알고리즘 네트워크를 설명하기 위헤 '필터월드'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이 책에서 필터월드가 어떻게 생겨났고,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내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요. 알고리즘 기반 피드가 지배적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현상인데 이런 변화는 사용자의 편의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 추구의 결과였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필터월드의 정체를 파악하고, 필터월드를 해체하기 위해서예요. 우리의 디지털 생활이 우리의 관심사와 취향이 아니라 기업의 이익에 의해 좌우된다면 사용자로서 스스로를 방어해야만 하니까요. 추천 알고리즘과 피드는 필수적이지만 공공 기반 시설과는 달리 정부의 감독이나 규제 대상이 아니라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고 있어요. 디지털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는 특정 주제의 콘텐츠를 찾아다닐 수는 있지만 추천 알고리즘의 방정식을 바꿀 수는 없어요. 인터넷 서핑에서 알고리즘 기반 피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필터월드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우리가 알고리즘의 영향력을 떨쳐내려면 우선적으로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해요. 디지털 생태계와 알고리즘의 영향력을 알아야 저항하는 방법, 의지력이 담긴 행동을 시도할 수 있어요.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스스로 큐레이터가 되는 거예요.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자신이 선택하고 의도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문화적 대상을 찾는 거예요. 똑같은 콘텐츠와 피드가 우리를 덮치도록 놔두지 않으려면 알고리즘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주체성을 지녀야 해요. 가장 나답게, 나로서 사는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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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저녁달 클래식 1
제인 오스틴 지음, 주정자 옮김 / 저녁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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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사람의 마음이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읽으면서 다시금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네요.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이번 저녁달 출판사에서 '저녁달 클래식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오만과 편견》을 선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특별히 이 책에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 글이 맨 처음에 수록되어 있어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오만과 편견》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살짝 소개하자면 인지심리학자가 보기에 《오만과 편견》은 아주 좋은 심리학 참고 도서이며, '첫인상'이라는 주제를 남녀관계로 잘 풀어낸 작품이라는 거예요. 원래 이 책이 출간되기 전 제인 오스틴이 생각했던 제목은 '첫인상'이었는데 제목 때문인지 출판 자체를 거절당했고 이후 수정을 거쳐 1813년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걸 보면 제목이라는 '첫인상'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아무리 제목이 근사해도 내용이 별로였다면 그 인기는 금세 시들었을 거예요. 심리학자도 감탄할 정도로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제인 오스틴 작가님의 필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200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의 소설이 예술계에서 각광을 받고 적지 않은 팬클럽이 형성된 데에는 시공을 초월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거예요. 영국인들은 아무도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윌리엄이라고 부르지 않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어니스트라고 부르지 않지만 제인 오스틴은 누구나 제인이라고 부른대요. 제인 추종자, 오스틴 컬트, 오스틴 현상이란 말이 유행이 될 정도로 제인은 대중의 아이콘이 되었어요. 보통의 인간이라면 가장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인 사랑, 그 복잡미묘한 심리를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로 완성하여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해줬네요. 매번 읽을 때마다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돼요. 요근래 연애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연애 심리를 탐구할 수 있는 실험 다큐멘터리 같다고 느끼는 것이, 남녀 관계의 첫만남으로 시작해 첫인상 선택과 이후 탐색 과정을 거쳐 어떻게 마음이 바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심리 공부를 위한 시청각 자료인 거죠. 근데 원조는 《오만과 편견》이 아닌가 싶어요.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당시 영국의 결혼 풍습은 중매를 통한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었고, 여자는 부유한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처럼 여겨지던 시대라는 점에서 시대적인 격차가 있지만 주인공 엘리자베스를 통해서 편견을 깨뜨려가는 과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다아시와 엘리자베스가 진심으로 소통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는 점이 가장 훌륭한 사랑의 교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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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읽는 트라우마와 통증 - 행복한아침독서 / 책둥이 추천도서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6
스티브 헤인스 지음, 소피 스탠딩 그림, 김아림 옮김, 고영훈 감수 / 푸른지식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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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읽는 트라우마와 통증》은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트라우마와 통증의 실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일러스트로 풀어내고 있어요. 뇌과학, 의학적 관점에서 트라우마와 통증의 실체를 그래픽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가장 친절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 스티브 헤인스는 25년 넘게 의료계에 종사해온 건강관리 전문가로서 트라우마와 통증의 발생 원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꾸준히 치료법을 개발해왔다고 해요. 좋은 치료법으로 사람들이 고통 없이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해요. 트라우마와 통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 실체를 인지할 수 있어요. 트라우마 연구자들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인간은 회복력이 아주 강한 존재" (26p)라는 점이에요. 데이비드 버셀리 박사는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은 트라우마를 경험한다는 사실을 알도록 이미 유전적으로 설계되었다. 또한 이 트라우마를 견디고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안다. 하지만 만약 인류라는 종이 사라진다면 트라우마라는 현상도 없을 것이다. 트라우마는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현상이기 때문이다." (26p)

우리가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극복하려면 세 가지를 명심해야 돼요. 첫째, 내게 트라우마가 있다는 사실 인정하기, 둘째,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다짐하기, 셋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것은 몸과 만나는 일이라는 사실 알기. 이때 핵심적인 기술은 공포 반응과 연관된 우리 몸의 강렬한 감각에 흔든ㄹ리지 않고 단단하게 맞서는 방법을 천천히 익히는 거라고 하네요. 스스로 규제하는 법을 배우면 우리는 두뇌의 원시적인 영역에 대한 지배력을 얻을 수 있어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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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을 합니다 공감을 합니다 - 두들기며 다듬어간 나의 공방일지 사장이자 직원입니다 2
이민종 지음 / 책세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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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마음은 응원받아야 마땅해요.

근데 우리의 현실은 마음껏 꿈을 갖는 것조차 가로막는 것 같아요. 팍팍한 현실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며 조금씩 성장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처음엔 공방 일지라고 해서 일반적인 창업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여기 소개된 공방은 꿈의 공간이었네요.

《공방을 합니다 공감을 합니다》는 양모아트 경력 14년 차인 이민종님의 공방 일지예요.

원래 저자의 첫 직장은 게임회사였고 그곳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로 일했다고 해요.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아서인지 일이 썩 즐겁지만은 않아서 애니메이션 회사로 이직했는데, 어릴 때부터 해보고 싶었던 직업인 캐릭터 인형으로 한 컷씩 사진을 찍고 만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터가 되었대요.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서 야근이 반복돼도 열정적으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는데 점차 한계를 느꼈고 퇴사 후 이직 대신 독립을 선택했대요. 그리하여 2010년 북촌에 양모아트 공방 '미튼 스튜디오'를 열었고, 광고, 전자책, 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양모인형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있으며, 2012년부터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대요. 몇 년 전 서촌으로 공방을 이전하여 그 유명세를 이어가고 있다네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미튼의 양모 인형, 인스타에 화제가 된 카누 미니어처의 항공샷 사진이 실려 있어요. 양모 인형의 매력은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다는 것, 실제로 공방에서 만들어보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모양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공방을 운영하면서 혼자였다면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지속하기 어려웠을 텐데 가족처럼 좋은 인연으로 이어져 온 미튼 패밀리 덕분에 지켜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네요. 창업에 관한 노하우, 사실 정보적인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부분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 스스로 걷는 법, 결국 도전해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네요. 꿈으로 가득찬 작은 공방의 이야기, 은근한 감동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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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예대의 천재들 - 이상하고 찬란한 예술학교의 나날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문기업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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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의 천재들이 있지만 그 중 예술계는 뭔가 더 특별한 것 같아요.

탁월한 천재성이 뿜어내는 매력이 예술 그 자체라고나 할까요. 암튼 천재 예술가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입장에서 궁금한 것들이 참 많은데, 일본 최고의 예술대학인 동경예술대학교의 천재들을 다룬 책이라고 해서 눈이 번쩍 뜨였네요.

《동경예대의 천재들》는 베일에 싸인 동경예대의 모든 것을 오로지 작가의 시점에서 풀어낸 탐방기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작가로 활동 중이며, 독특한 발상과 적극적인 취대가 뒷받침된 탄탄한 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네요. 주로 호러 소설이나 오락 소설을 쓰는 작가인데 예대에 관심을 갖고 조사하게 된 계기는 현역 예대생인 아내 덕분이라고 해요. "우리 아내는 하여간 재미있는 사람이다." (7p) 라는 가치 명제에서 출발하여 아내가 다니고 있는 동경예술대학은 어떤 곳이고, 그곳에는 어떠한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어낸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예술가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놀라운데 정작 예대생들에겐 일상인 것들, 바로 동경예술대학의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 곳곳을 소개하는 내용이에요. 마치 걸리버 여행기처럼 저자 니노미야 아쓰토가 동경예대라는 낯선 세계를 모험하는 느낌이랄까요.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에겐 동경예술대학의 캠퍼스 풍경이 정말 신기한 별세계 같아요. 지극히 현실적인 측면에서 놀라웠던 점은 동경예대의 입시 경쟁률이었어요. 일본에서 입시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한 도쿄대 이과 3류(도쿄에서는 6개의 학류로 학생을 모집하는데, 이과 3류의 학생은 대체로 의학부로 진학한다.)보다도 더 경쟁률이 높아서 동경예대를 '예술계의 도쿄대'라고 부른다는데, 오히려 도쿄대를 '학문계의 동경예대'라 부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해주네요. 궁금해서 우리나라를 찾아보니 대표적인 예술대학교의 입시 경쟁률도 어마어마하네요. 저자의 아내도 예대 조각과를 지망했을 때, 선생님이 "음, 넌 재능이 있긴 하지만 4수는 각오할 필요가 있겠구나." (44p)라고 하셔서 분발하여 간신히 재수만 하고 입학할 수 있었대요. 미술캠에는 입학시험에 세 번 떨어진 사람도 드물지 않고, 당연히 5수, 6수, 그 이상도 있을 정도로 치열하대요. 예대가 원하는 인재란 기초는 물론이고 재능 없이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지닌 학생이며, 심사하는 교수에게 '이 학생은 반짝이는 재능이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면 합격점은 받을 수 없다는 거예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인 동경예대의 교수진들이니, 예대 입시의 핵심은 그들 절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요. 역시 예술가들의 천재성은 그 반짝임으로 드러나네요. 동경예대 출신 예술가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와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 등이 있는데, 이 책을 보니 그곳엔 예술 분야의 천재들이 모이는 곳이었네요. 저자는 여러 사람들을 취재하며,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우에무라 씨의 한마디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네요. "예술은 하나의 도구가 아닐까요. 사람이 사람이기 위한." (200p) 일반인들에겐 수수께끼 같은 예술의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인간이 인간과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며 마음을 나누는 활동이라는 깨달음을 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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